GM·폭스바겐·도요타 등 중국 점유율·수익 급감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부상으로 세계 자동차 산업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고 CNN 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CNN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에서 누렸던 황금기가 끝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내 자동차 판매 부진이 최근 독일 폭스바겐의 수익 악화와 구조조정을 야기한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폭스바겐의 중국 내 판매량은 134만대로, 3년 전과 비교해 25% 이상 줄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 브랜드였던 폭스바겐은 지난해 그 타이틀을 중국 업체인 비야디(BYD)에 내줬다.
중국에서 내리막길을 걷는 외국 자동차 브랜드는 폭스바겐뿐만이 아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외국 업체들의 합계 점유율은 33%로, 2년 전의 53%와 비교해 큰 폭(20% 포인트)으로 떨어졌다. 이런 판매 부진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도 악화했다.
도요타의 중국 합작사가 지난 분기 기록한 수익은 1년 전보다 73% 급감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중국 합작사도 올해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메리 바라 GM CEO는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애널리스트들에게 “중국에서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수년간의 판매 감소에 따라 중국 합작사의 생산을 종료한다고 발표한 것을 비롯해 혼다와 현대차, 포드도 공장 폐쇄나 정리해고 등을 단행했다.
이 매체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중국에 진출한 뒤 이런 변화가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약 20년간 중국 시장의 급성장으로 호시절을 누렸으나, 테슬라가 2019년 말 중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고 그 직후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전환에 불을 댕겼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쿨’한 이미지는 중국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를 달궜고, 자국의 전기차 후발업체인 비야디와 네오, 리 오토 등에 ‘후광 효과’를 가져다줬다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년 전만 해도 110만대에 불과했던 중국 내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올해 1,000만대를 돌파하며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수년간 중국이 봉쇄된 탓에 외국 자동차업체 경영진이 중국을 방문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진 사이에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기술과 생산 속도, 공급망 관리 등 모든 면을 급격히 개선하며 자국 시장을 차지했다.
이제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자국 내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승용차 수출량은 전년 대비 60% 넘게 급증해 400만대를 돌파했다.
비야디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302만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62% 성장했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는 2030년까지 중국 업체의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약 3분의 1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