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손경락 변호사의 법률 칼럼] 미국 최초의 여성 대법관 '오코너'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3-21 14:09:49

법률 칼럼,손경락 변호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손경락(변호사)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3월은 미국에서는 ‘여성 역사의 달’(Women’s History Month)이기도 하다. 이 달의 주인공으로 법조계의 살아있는 전설, 미국의 첫 여성대법관 샌드라 데이 오코너(Sandra Day O’Connor)를 조명해본다.

1930년 3월26일 텍사스주 엘파소에서 태어난 오코너는 애리조나주에서 광활한 목장을 운영하던 부모 밑에서 자라났다. 약 2,000마리의 소를 돌보는 목장 일을 거들면서 자연스레 남자 못지않게 거친 일에 익숙해졌고 자립심과 근면, 성실한 자세가 몸에 배었다.

오코너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같은 대학 로스쿨에 진학했다. 당시 로스쿨 동기생 중에는 나중에 연방대법원장으로 위세를 떨치게 되는 윌리엄 랭퀴스트도 있었다. 두 사람은 잠깐 로맨틱한 관계였다고 하는데 오코너가 랭퀴스트의 청혼을 거절했다는 뒷얘기가 전해진다. 랭퀴스트 외에도 3명의 청년이 프러포즈를 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던 오코너는 최종 로스쿨 1년 후배 존 오코너를 낙점, 그와 결혼하게 된다.

오코너는 명문 로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음에도 여성 차별이 심했던 당시 법조계 풍토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결국 캘리포니아의 샌 마테오 카운티에서 무보수로 변호사 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 셋을 출산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오코너는 애리조나주 검찰청에서 근무하다 공석이 된 주 상원의원으로 진출하게 된다. 그로부터 8년 후인 1973년 텃세 심한 정치판에서 여성 최초로 상원 원내대표가 됨으로써 미국사회의 유리 천장을 깨는 히로인이 되었다. 

오코너는 1979년 정계에서 다시 법조계로 돌아와 애리조나주 항소법원 판사로 부임, 2년 만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최초의 여성 연방대법관으로 지명을 받는다. 이때 상원이 만장일치로 오코너를 인준했던 것도 독보적 기록이다.

오코너는 25년간의 대법관 경력을 통해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실용적 성향으로 오코너식 갈등 해법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주도한 주요 판결로는 헌법상 낙태권을 재확인해준 ‘플랜드 페런트후드 대 케이시’(Planned Parenthood v. Casey) 사건을 비롯 소수계 우대 대학입학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에 합헌판정을 내려준 ‘그루터 대 볼린저’(Grutter v. Bollinger),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 부시의 손을 들어준 ‘부시 대 고어’(Bush v. Gore), 미국 시민은 테러범이라 하더라도 연방정부에 자신이 테러범으로 분류된 이유와 구금이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인지 심판을 요구할 수 있다고 판시한 ‘함디 대 럼스펠드’(Hamdi v. Rumsfeld) 사건 등을 꼽을 수 있다.

오코너는 2006년, 알츠하이머병을 앓던 남편을 간병하기 위해 대법관에서 물러났지만 본인도 최근 같은 병을 앓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오코너가 미국 사회에 남긴 정신적 유산은 선구적인 리더십과 정의에 대한 헌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녀는 헌법 수호와 개인의 권리보호, 특히 여성의 장벽을 허무는 데 앞장섰다. “여성이 힘을 얻으면 장벽이 무너질 것입니다. 사회가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고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을 보게 되면 더 많은 여성이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한 그녀의 평소 선구적 신념은 오늘의 양성평등 사회를 이룩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9명 정원의 연방대법원에 현재 4명의 여성 대법관이 재직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42년 전 오코너가 임명되기까지 여성의 불모지였던 시대에 비하면 비약적 발전인 셈이다.

[손경락 변호사의 법률 칼럼] 미국 최초의 여성 대법관 '오코너'
손경락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올해 조지아 추수감사절 여행객 사상 최다
올해 조지아 추수감사절 여행객 사상 최다

국내선 2시간 반, 국제선 3시간 전 도착50마일 이상 조지아 자량 여행객 230만 올해 추수감사절 휴일 기간 동안 조지아와 미국 전역에서 기록적인 수의 여행객이 예상돼 공항 터미

자녀 두명 오븐에 넣고 살해 여성에 종신형
자녀 두명 오븐에 넣고 살해 여성에 종신형

풀턴법원 범행 7년 만에 선고 자신의 1살과 2살 자녀를 오븐에 넣고 살해한 여성에게 범행 7년 만에 종신형이 선고됐다.풀턴 고등법원은  지난 15일 라모라 윌리암스에게 중범 살인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

최선호 보험전문인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배우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에 그를 미국 대통령으

쿠쿠 블랙프라이데이 최대 70% 세일
쿠쿠 블랙프라이데이 최대 70% 세일

11월15일-12월1일, 웹사이트 판매구매 금액 따라 무료 선물 다양해 혁신적인 주방 및 가전제품의 선두주자인 쿠쿠가 프리미엄 제품만을 모아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을 제공한다. 이번

메트로 애틀랜타 주말 ‘깜짝 추위’
메트로 애틀랜타 주말 ‘깜짝 추위’

한랭전선 영향 21일부터 기온 ‘뚝’ 19일 메트로 애틀랜타 전역에 내린 비가 그치면서 주말 조지아 북부 지방에 깜짝 추위가 찾아 온다.19일 국립 기상청은 목요일(21일)부터 

귀넷서 화려한 ‘겨울 등불 축제’ 즐겨요
귀넷서 화려한 ‘겨울 등불 축제’ 즐겨요

페어그라운드 윈터 랜턴 축제1월 5일까지  매주 목-일 저녁 추수감사절이 다가 오면서 거리는 연말연 분위기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특히 백화점이나 샤핑몰  그리고 개별 상점마다 설치

내년부터 귀넷 도로 '확' 바뀐다
내년부터 귀넷 도로 '확' 바뀐다

316도로 접근 제한 고속도로 전환애보츠 브릿지 로드 확장공사 착수 조지아 교통국(GDOT)이 귀넷카운티에서 진행하는 도로건설 프로젝트의 윤곽이 발표됐다.지난 13일 주교통국 커미

미래권력에 대한 조지아 사법부의 배려?
미래권력에 대한 조지아 사법부의 배려?

조지아 항소법원 합의재판부트럼프 재판 변론 돌연 취소  조지아 항소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등에 대한 2020년 대선 개입 사건 관련 구두변론일정을 별다른 설명없이 취소

추수감사절 여행지로 애틀랜타 상위권 차지
추수감사절 여행지로 애틀랜타 상위권 차지

경제성·안전성·날씨 등 고려돼1위는 샌디에이고가 차지해 애틀랜타가 추수감사절을 보내기 좋은 곳 2위로 선정됐다. 미국 전역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랭킹을 보고하는 월렛허브가 추

조지아 아트 협회, '2024 가을 전시회' 개최
조지아 아트 협회, '2024 가을 전시회' 개최

한인 여류화가들 전시회 펼쳐30일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 조지아 아트 협회 주관하고 귀넷 카운티와 조지 피어스 파크가 후원하는 한인 여류화가들이  '2024 가을 전시회'를 열었다.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