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그냥 저냥 또 한해가 지나간다. 못다한 꿈들 또 다시 새해로 미룬다. 알 길 없는 새해 알 길 없는 미래를 향해 간다. 88년간 겪고 믿고 속고 살아온 인생 여정을 돌이켜 보며 과거의 추억들을 하나씩 아로새겨 본다. 누구나 다 겪어온 파란만장 했던 인생사가 있을 것이다. 각자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어리석고 부족했던 일도 많고 지나치고 허망된 과욕도 많았을 것이다.
필자도 과욕과 무분별한 세상 환락에 취한 일이 많았다. 6.25 전쟁 이후 야간 통행금지가 계속될 때 밤이 되면 불안과 창살 없는 감옥 같은 삶의 자유가 박탈당했다. 1년에 2번 12월 24일과 31일 양일은 통행금지가 해제돼 국민들은 소중한 기회를 만끽하려고 너도 나도 밤이 새도록 먹고 마시며 거리를 누비면서 열광했다.
필자도 그 당시 명동을 누비며 밤을 새웠다. 그렇게 하고 나니 피곤하고 특별한 의미도 없이 허망해 그 다음 해에는 당구장에서 밤을 새웠다. 그 또한 너무 의미가 없어 또 그 다음 해에는 호텔에서 친구들과 포커게임과 마작으로 밤을 세운 일도 있다. 돌이켜 보니 너무나 헛되고 헛된 방탄과 무지한 욕구불만의 일부였다. 술과 각가지 승부욕들은 부질없는 욕심과 향락의 일부다. 휴식과 향락이 삶의 활력을 소생시키는 청량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절제를 못하고 반성과 회개를 못하고 지나치면 자신과 사회를 망치게 된다.
돌이켜 보니 하나님 말씀을 모르고 거역한 경망된 행위였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시험을 하신 건지 모르지만 그런 일을 수 없이 많이 즐기고 겪었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알고 판단할 수가 있게 됐다. 그리고 각가지 인생여정의 명암과 희로애락을 체험하고 알게 됐다. 경험은 삶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거울이고 보약이다. 방탄과 향락의 유혹도 당해봐야 깨우칠 수가 있고 알지 못하면 눈감고 아웅일 수도 있다.
물은 건너보면 알 수 있지만 사람은 지내보아도 그 속을 알 수가 없고 세상사 과거는 살아보았기 때문에 알 수가 있지만 내일과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 때문에 살아온 경험과 체험들은 거울인 동시에 선생님이다. 중요한 것은 선생과 거울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볼 줄도 배울 줄도 모르게 된다. 그 때문에 자신이 자신의 불행을 자초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아야 될 것이다. 나를 알아야 상대를 알 수 있고 삶의 진선미와 중요한 가치를 알고 배우게 될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한해가 가고 새해가 와도 태양은 동에서 뜨고 서해로 질 것이며 또 천재와 인재에 대해 전혀 알 길이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어쩔 수 없는 세상사요 숙명인 만큼 마음을 비우며 서로 돕고 사랑하면서 어우러져 사는 것이 인생여정의 정도인 동시에 행복이니 만큼 새해를 향한 목적은 각자의 것이지만 무리하지 말고 자신의 역량과 분수에 맞는 행복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탄과 새해 하나님의 은총으로 인연을 맺게 된 모든 분들께 하나님의 크신 사랑이 넘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