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김용현의 산골 일기] 내리막길의 교훈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2-16 12:00:48

김용현의 산골 일기,평화운동가,내리막길의 교훈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평소 지나칠 만큼 절약생활에 투철했던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운전 중 네거리의 신호등이 보이기 시작하면 멀리서부터 엑셀레이더에서 발을 떼고 서행 모드에 들어갔다. 이유는 브레이크 마모를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80년대 초만 해도 자동차 숫자기 많지 않은데다 도로가 반듯한 로스앤젤레스였으니 가능했지 지금 뉴저지에서 그랬다가는 당장 자살특공대로 고발되었을 것이다

서부에서 운송해 온 자동차가 아직 그럴 때가 아니었는데 브레이크 장치를 바꾸라고 한다. 의아해서 물어보니 혹시 경사 진 길을 자주 운전하지 않느냐고 해 ‘아, 그래서 그랬 구나’ 하고 수긍을 했다. 텃밭에 가는 5 마일은 계속 오르막길이고 올 때는 그 반대로 내리막길인데 내려 갈 때의 힘은 엑셀레이더가 아니라 순전히 브레이크 페달에 의존하는 이치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딸과 사위는 내리막길의 운전이 위험하니 눈, 비 올 때나 해가 졌을 때는 운전하지 말라 고 신신 당부한다. 운전이 아니라 등산에서도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래서 등산가들에게 오를 때는 체력의 절반 이하만 쓰고 나머지는 비축으로 남겨두라는 수칙이 있다. 또한 등산 사고의 60%가 올라 갈 때가 아니라 내려갈 때라는 통계도 있다.

방송 현업을 할 때다.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미리 ‘올해의 10대 뉴스’ 를 정해 놓고 취재에 들어갔다. 그런데 12월에 들어서면 생각 못했던 대형사건, 사고가 터져 순서를 다시 편성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한 해의 내리막길에 들어선 12월에는 잠시라도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일본의 소설가 겸 평론가 이쯔키 히로유키가 쓴 ‘하산(下山)의 사상(思想)’이라는 수필집이 있었다. 이 책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었던 일본이 그 지위에서 밀려나 있을 때 국가의 운명에도 하산길이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안전하게 내리막길을 밟아가자는 자성의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이었다. 

미국의 정권교체시기가 한 달 남짓 남았다. 패배의 아픔이야 크겠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겸손하게 권력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임기 말에 옹졸함이나 노추(老醜)의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 지난 시절 자유와 인권, 복지와 반전(反戰)으로 약자와 서민들을 열광시켰던 민주당이 오늘 왜 이렇게 왜소해졌는가를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버리고 이기는 정치인은 없다.

내리막길로만 가던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느닷없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해 온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대명천지에 자기 부인의 죄를 덮고 무능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헌정파괴를 자행하다니, 이는 자기 국민을 향한 자폭테러나 다름없었다.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인 걸 왜 몰랐을까.

좁은 산길의 양옆으로 낙엽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노랑 은행잎도 빨강 단풍도 녹색 잎사귀도 낙엽이 되고나면 모두가 평등하게 갈색이 된다. 차를 세워두고 그 숲속으로 들어가 바삭 바삭 갈색나뭇잎을 밟으며 걸어갔다. 내가 힘들여 올라갔던 길 위에 무엇이 있었고 왜 내가 거기 올라갔었는지를 알아본다. 그리고 나의 하산 길에서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간직해야할지도 생각하며….

<김용현 평화운동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벌레박사 칼럼] 엄청 큰 주머니 쥐(possum)가 나타났어요

벌레박사 썬박 날씨가 추워지면서 주변에 가끔씩 보이는 동물들이 있다. 미국에서는 파섬이라고 불리는 큰 주머니 쥐 종류의 동물이다. 파섬은 일반적으로 덩치도 크고, 공격적인 성향이

[법률칼럼] 추방재판후 입국

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법 INA §212(a)(6)(B)에 따르면, 추방재판 출두 통보서를 받은 외국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민법정에 출두하지 않고 출국했을 경우, 해당 외

[행복한 아침] 송구영신 길목에서

김정자(시인·수필가)          송구영신 길목이다. 한 해를 바르게 살아왔는지 가슴에 손을 대고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답변이나 해명을 제시해야 하는 시간이라 그런지 어디에도

연말, 심장마비·뇌졸중 위험 가중돼
연말, 심장마비·뇌졸중 위험 가중돼

"야외에서 알콜 섭취 삼가"스트레스로 응급상황 높아져 연말 기간 동안에는 평소보다 심장마비와 뇌졸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미국심장학회는 12월 말 동안 심장마비와 뇌졸중이 발생하

아씨마켓, 한국 직수입 상품 모음전
아씨마켓, 한국 직수입 상품 모음전

엄선 최신 상품 100여종 한 자리에 아씨마켓이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한국 직수입 상품 모음전을 연다. 이번 행사는 아씨마켓 전환 이후 야심차게 준비된 행사로, 동남부와 애틀랜타

둘루스 도로 시속 120마일로…오토바이 운전자 수감
둘루스 도로 시속 120마일로…오토바이 운전자 수감

과속 중 수 차례 경찰 피해 도주 둘루스 경찰은 몇 주 동안 시속 100마일 이상으로 도심을 질주하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19일 체포했다.경찰은 22세 오토바이 운전자 알렉산더 데

샌디스프링스, 젊고 부유한 도시 전국 6위
샌디스프링스, 젊고 부유한 도시 전국 6위

고뱅킹레이츠 평가…MA캠브리지 1위 샌디스프링스가 젊고 부유한 층이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됐다.인터넷 금융 사이트인  고뱅킹레이츠(GOBankingRates)는 20일 젊고 부유한

에모리병원, 미 최초 새 심장펌프장치 이식 성공
에모리병원, 미 최초 새 심장펌프장치 이식 성공

30대초반 여성 환자 상대로  임상시험 ‘브리오VAD’ 이식  에모리대학 병원이 미 전국에서 최초로 새로운  심장펌프장치 이식수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이 대학병원 흉부외과 과장

6개월 이내 퇴사 예정률 높은 직업은?
6개월 이내 퇴사 예정률 높은 직업은?

의료·교육 분야 퇴사 예정률 높아약국·제조업 등 채용 공고율 감소 의료와 교육 등의 특정 분야에서 근로자들이 향후 6개월 이내에 퇴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페이스케일이

촉망받던 아시안 부동산 중개인 교통사고 사망
촉망받던 아시안 부동산 중개인 교통사고 사망

아시안부동산협회 애틀랜타지부장15일 미성년 음주차량과 충돌사고 아시안부동산협회(AREAA) 애틀랜타지부 회장으로 재임 중인 중국계 지미 창 중개인이 지난 주말음주운전자가 모는 차량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