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놀면 뭐하니?' 연출…"MBC와는 또 다른 협력관계로 함께"
나영석 CJ ENM PD와 더불어 양대 스타 예능 PD로 불리는 김태호(46) PD가 20년 만에 MBC를 떠난다.
MBC는 7일 "김 PD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MBC는 이어 "김 PD는 2001년 1월 MBC에 입사해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하며 MBC 예능 프로그램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며 "김 PD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는 김 PD의 앞날을 응원한다"고 했다.
김 PD는 MBC를 통해 "MBC를 퇴사하지만, 앞으로 또 다른 협력 관계로 MBC 예능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만 20년을 MBC 예능본부 PD로 살아오면서 자랑스럽고 행복했던 날이 많았다"면서도 "매주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뭐라도 찍자!' 하며 늘 새로움을 강조해왔지만 '나는 정작 무슨 변화를 꾀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점점 머릿속을 채워갔다"고 퇴사 배경을 밝혔다.
이어 "비록 무모한 불나방으로 끝날지언정,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을 보면서 이 흐름에 몸을 던져보기로 마음먹었다"며 "미래에 대해 확실히 정한 건 없다. 다만 오래 몸담은 회사에 미리 얘기하는 게 순서일 것 같아 지난 8월 초, MBC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오랜 시간 고민해서 어렵게 내린 결정이란 걸 알기에 MBC도 저의 뜻을 존중하며 미래를 응원해주기로 했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2021년 12월까지는 MBC 예능본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사원증을 반납한 이후에도 좋은 콘텐츠를 위해서 MBC와 협업하는 방법도 논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장 내년부터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라며 "'세상에 나쁜 콘텐츠 아이디어는 없다. 단지 콘텐츠와 플랫폼의 궁합이 안 맞았을 뿐이다'라는 얘기를 후배들과 해왔던 터라,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그걸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김 PD는 오는 12월까지 MBC에서 프로그램 제작을 맡을 예정이며, 김 PD가 연출하는 '놀면 뭐하니?'는 함께 일했던 후배 PD들이 끌어나갈 계획이다.
김 PD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1월 MBC에 예능 PD로 입사해 유재석 등을 내세운 '무한도전'을 히트시키며 스타 PD가 됐다.
13년간 '무한도전'을 이끌었던 그는 2018년 3월 프로그램이 종영한 후 해외 연수를 다녀와 다시 유재석과 손잡고 2019년 '놀면 뭐하니?'를 시작, 다양한 프로젝트를 히트시키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MBC 예능본부 예능1부 부장으로 일해온 김 PD는 여러 차례 이적설이 불거졌을 때 매번 부인해왔지만 결국 20년 만에 MBC와의 이별을 선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