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과 치안 부재 속
빈곤과 치안 부재 속에 폭력 사태가 난무하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안전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유엔이 지적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8일 보고서를 통해 “부패와 법치 실종, 열악한 통치 구조와 갱단 폭력 증가로 아이티의 국가기관들은 붕괴 직전에 이른 상태”라고 상황을 전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아이티에서 폭력 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4천451명에 이르며, 올해 들어서는 지난 22일까지 1,55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폭력 사태 피해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갱단이 인질을 붙잡아 성폭행하고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일도 속출하며 대부분 처벌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갱단은 보복이 두려워 조직을 떠나지 못하는 소년·소녀들을 계속 포섭해 규모를 확장하고 있으며 사람뿐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의 이동까지 제한하면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빚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주 최빈국으로 꼽히는 아이티에서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극심한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갱단 폭력에 따른 치안 악화, 심각한 연료 부족, 치솟는 물가, 콜레라 창궐 속에 행정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갱단의 습격과 이들에 맞선 경찰·시민군의 교전, 각종 보복성 폭력 등으로 숱한 사망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