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베테랑스 에듀
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온난화에 시간도 오락가락…"극지방 얼음 녹아 자전 느려져"

글로벌 | | 2024-03-28 09:42:37

온난화에, 시간도 오락가락,극지방 얼음 녹아 자전 느려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빨라지던 자전에 제동…1초 빼는 '음의 윤초' 3년간 미뤄야"

 

지구 온난화로 녹아내리는 극지방의 얼음이 지구 자전의 속도 변화에 영향을 미치며 시간 측정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AFP·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스크립스 해양학 연구소의 덩컨 애그뉴 연구팀은 1990년 이후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내리며 지구의 자전 속도가 기존에 과학자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느려지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이날 네이처지에 게재했다.

지구의 자전 주기는 하루가 정확히 24시간일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기본적으로는 불규칙하다.

태양과 달에 의한 조석력이나 지진, 자전축 변화 등으로 인해 자전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거나 느려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규칙성으로 인해 지구의 천문 현상을 기준으로 한 '세계시'(천문시)와 원자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만든 인공시인 '원자시' 사이에는 미세한 오차가 존재한다.

과학자들은 이 오차를 없애기 위해 세계시와 원자시를 합쳐 보완한 '세계협정시'(협정시)를 개발했다.

국제 표준시로 사용되는 이 협정시는 기본적으로 원자시를 기준으로 하루를 정의하되, 실제 낮과 밤을 가져다주는 세계시와 이를 비교해 차이를 보정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두 시간의 차이가 누적되어 0.9초 이상 차이가 나게 되면 과학자들은 협정시에 1초를 더하거나 빼는 '윤초'를 발표해 이를 일치시켜왔다.

이론적으로 지구 자전 속도가 원자시가 정의한 하루보다 더 빠르면 1초를 빼는 '음의 윤초', 속도가 느려지면 1초를 더하는 '양의 윤초'를 시행하는 식이다.

윤초는 1972년 처음 도입된 이래 2016년까지 총 27차례 시행됐으며, 이는 모두 1초를 더하는 양의 윤초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지구 자전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역사상 최초로 하루에서 1초를 빼는 음의 윤초가 빠르면 2026년 시행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상해왔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기에 변수가 생겼다는 것이 애그뉴 연구팀의 주장이다.

이들은 연구에서 극지방의 얼음이 녹은 물이 지구 자전축에서 멀리 퍼지면서 자전 속도를 원래보다 느리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피겨 선수가 팔을 모았을 때보다 펼쳤을 때 회전 속도가 더 느려지듯, 극지방에 몰려있던 얼음의 질량이 양옆으로 퍼지면서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당초 2026년 시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음의 윤초 도입은 3년 뒤인 2029년까지 미뤄지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례 없는 음의 윤초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던 이들은 음의 윤초가 미뤄지는 것 자체는 환영할만한 소식이라는 반응이다.

애그뉴는 AFP에 "많은 컴퓨터 프로그램들은 '양의 윤초'를 가정하고 있어 음의 윤초가 시행되면 이를 모두 재설정해야 한다"며 "이는 전에 한 번도 일어난 적 없는 상황이며 전 세계의 모든 기반 시설이 동일한 시간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큰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의 자전 속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은 만큼 이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지적한다.

미 해군 천문대 출신 과학자 드미트리오스 마사키스는 AFP에 애그뉴의 연구 결과에 회의적이라면서 음의 윤초가 언제 필요할지 여부를 확신하기에는 "지구는 너무 예측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캐나다 서부 대형산불 확산… 미국까지 비상
캐나다 서부 대형산불 확산… 미국까지 비상

캐나다 서부에서 지난 10일 발생한 대형산불이 1만ha(헥타르·1㏊는 1만㎡) 이상 면적을 태우며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주민 수천 명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브라질 대홍수… 떠다니는 가스통
브라질 대홍수… 떠다니는 가스통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 포르투알레그리 시내가 침수돼 12일 가스유통센터에 쌓여 있던 가스통 무더기가 흙탕물 위에 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폭우로 최소 143명이 사망하고 3

'21년만에 최강' 태양 폭풍에 세계 곳곳서 오로라
'21년만에 최강' 태양 폭풍에 세계 곳곳서 오로라

"심각한 피해 보고 없어"…위성통신 기능 저하 등 일부 영향 약 21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양 폭풍이 일면서 지구 곳곳에서 형형색색의 오로라가 관찰됐다.11일 AP통신에 따르면 이

인구 중 어린이 비중 한국 11.2%, 일본 11.3%

한국과 일본이 전체 인구에서 어린이(15세 미만)가 차지하는 비중이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11.2%로 가장 낮았고, 일본이 11.3%로 그다음으로 낮았다.한

"50대 중반 운동 시작한 여성도 노년기 삶의 질 향상 효과 커"
"50대 중반 운동 시작한 여성도 노년기 삶의 질 향상 효과 커"

호주 연구팀, 1만여명 15년 추적 조사"주당 150분 이상 운동 권장"노인건강걷기대회에 참가한 어르신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50대 중반까지 운동하지 않았더

비만치료제 위고비 가격 인하…암젠은 고무적 시험결과에 주가↑
비만치료제 위고비 가격 인하…암젠은 고무적 시험결과에 주가↑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경쟁사 일라이 릴리와의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만치료제

러 미사일 폭격에 불타는 ‘해리포터 성’
러 미사일 폭격에 불타는 ‘해리포터 성’

건물 외관이 영화 속 건물들과 비슷해 ‘해리포터 성’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국립 오데사 대학 법대 건물이 지난달 29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돼 불길이 치솟고 있다. 우크라

WHO "젖소→인간 감염 조류인플루엔자 철새통해 확산 우려"
WHO "젖소→인간 감염 조류인플루엔자 철새통해 확산 우려"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청사[연합뉴스 자료 사진] 사람에게까지 감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가 철새를 통해 여러 나라로 퍼질 우려가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

"전세계 플라스틱 오염 절반이 56개 기업 책임"
"전세계 플라스틱 오염 절반이 56개 기업 책임"

국제연구팀 분석…플라스틱 쓰레기 중 코카콜라 제품이 11%로 최대코카콜라·펩시콜라·네슬레·다농·필립모리스 전 세계 56개 다국적기업이 플라스틱 오염의 절반가량에 책임이 있다는 연구

카약 타고 이동하는 두바이 주민들
카약 타고 이동하는 두바이 주민들

하루에 2년치 폭우가 쏟아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18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카약을 이용해 소유물들을 옮기고 있다. 평소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사막 기후인 두바이에 이상 폭우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