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의 새로운 무기는 법원”
미국 등 서방 세계와의 기술 싸움에서 밀리고 있는 중국이 ‘경쟁 국가’의 기술 탈취를 위해 자국 법적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묻지 마’ 식으로 중국 기업 편을 들어주는 법원이 중국의 신무기(New Weapon)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주요 정보기술(IT) 부품이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생산되는 만큼, 중국 법원 판결은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게 신문의 지적이다.
WSJ에 따르면, 2017년 중국 특허심사국으로부터 ‘독창성이 없다’는 이유로 특허권을 박탈당한 미국의 엑스레이(X-ray) 장비 제조 업체 ‘AS&E’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가 만든 장비는 뛰어난 성능으로 경쟁사들로부터 인정받았고, 세계 곳곳의 공항이나 군부대에서 폭발물 감지 등에 활용돼 왔다.
하지만 이 기술을 도용해 장비를 출시한 중국 기업 ‘눅테크’(Nuctech)의 등장과 함께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 눅테크는 자사 장비를 남미 등 제3세계 지역에서 출시하며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늘려 나갔다. 당연히 AS&E는 눅테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중국에서도 특허 심판이 이뤄졌다.
그러나 중국 특허심판국은 일방적으로 눅테크의 편을 들어줄 뿐이었다. AS&E의 총괄 책임자인 마이클 트로피노는 “중국 당국이 거침없이 시장에 개입하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