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우리가 동물들의 유일한 희망…포기 안돼"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참사 현장에서 동물들이 생존해 구조되는 기적도 이어지고 있다.
AFP통신은 9일(현지시간)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 지역으로 꼽히는 하타이주 이스켄데룬의 한 건물 붕괴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잔해에 파묻힌 털북숭이 개 한 마리를 구조하는 장면의 사진을 보도했다.
이름이 '파묵'인 이 개는 몸뚱이가 자갈, 철근 등이 얽힌 건물 잔해 속에 파묻힌 채 얼굴만 내밀고 있는 모습이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구조 현장 영상을 보면, 지진이 발생한 지 사흘 이상 지났는데도 파묵은 비교적 활발하게 구조대원들을 반기는 모습을 보이고 대원들이 전해준 물을 받아 마시기도 했다. 대원들은 손으로 잔해를 헤치고 파묵을 무사히 끄집어냈다.
고양이가 구조된 사례도 잇따랐다.
AP통신은 이날 하타이주의 한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된 고양이의 모습을 보도했다. AP통신은 이 고양이가 충격을 받고 지쳐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로 사진 속 고양이는 기진맥진한 듯 축 처진 모습이다.
로이터통신도 하타이주에서 구조된 고양이의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 속 고양이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불만에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다.
앵무새도 구조되는 경우가 있었다.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한 동영상에는 구조대원들이 건물 잔해 속에서 손바닥보다 작은 앵무새를 구조하는 장면이 담겼다.
앵무새는 지진 피해로 날개가 부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구조대원들은 새를 상자에 담아 안전한 곳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동물네트워크'(NFA)는 이날 호소문에서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참사 현장에 동물들도 함께 고통받고 있다며 이들을 구조할 시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고양이는 먹이 없이 약 2주일, 개들은 1주일 정도를 버틸 수 있다.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동물들의 유일한 희망이다"라며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