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드니 다시 폭죽
전 세계가 2022년의 아픔과 아쉬움을 뒤로 보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2023년 새해를 맞이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규제 탓에 지난 2년 간 제대로 새해맞이를 즐기지 못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유럽과 미국 등 곳곳에서 팬데믹 규제가 풀리면서 더 많은 인파가 모여 더 떠들썩하게 새해를 맞이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를 넘기면서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는 신년 맞이 행사도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는 중국에서도 좀처럼 새해 분위기를 내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해는 지구촌 동쪽을 지키는 동아시아, 오세아니아에서부터 시작됐다. 3년 만에 방역 규제 없는 새해맞이 행사가 열린 호주 시드니에서는 오페라하우스, 하버 브리지 등 관광 명소에 약 100만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중국도 최근 고강도 방역정책 ‘제로 코로나’를 대폭 완화했지만, 새해맞이 분위기는 팬데믹 이전의 평년과는 사뭇 달랐다. 코로나19가 최초로 보고된 후베이성 우한시에는 수만 명 규모의 신년맞이 행사가 열렸다. 다만 이날 신년맞이 행사는 엄혹한 경찰 통제 속에 진행됐다.
홍콩 빅토리아항에서도 카운트다운에 이어 고층빌딩을 화려하게 감싸는 형형색색의 불꽃놀이가 터져 나오는 등 성대한 신년맞이 행사가 열렸다.
느닷없는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누구보다 최악의 한 해를 보냈을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신년맞이도 크게 제한됐다.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통행금지가 계속되고 있어 대규모 신년맞이 행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키이우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발코니에서 “새해 축하!”,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친 것 말고는 새해가 왔음을 알려 주는 징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도 새해맞이 행사 계획이 대폭 축소됐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짙은 안개가 끼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신년 축하 행사가 열렸다. 방탄소년단(BTS)의 제이홉 등이 특설 무대에서 축하공연을 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 새해를 축하했다. 10만명이 운집한 영국 런던의 템스강변에서는 웨스트민스터궁 엘리자베스 시계탑의 종 ‘빅벤’이 울리며 새해를 알렸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을 밤하늘에 그리는 드론 쇼를 지켜봤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둔 브라질의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코파카바나 해변에 수천명 규모의 비교적 소규모 인파가 모여 짧은 시간 동안 새해 축하 불꽃놀이를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