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수억명 피해
기후변화로 잦아진 폭염과 화재의 지속 기간이 길어지면서 대기오염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밝혔다.
WMO는 이날 공개한 ‘대기질과 기후 현황’ 보고서에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수억 명이 추가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뜨겁고 건조한 날씨가 시베리아와 북미 서부에서 대형 화재를 유발했고, 화재로 인해 대기 중에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가 늘어났다.
한국에서도 초미세먼지 기준에 해당하는 매우 작은 물질은 지난해 7∼8월 시베리아, 캐나다, 미국 서부에서 집중적으로 배출됐다.
특히 시베리아 동부는 높은 기온과 메마른 토양으로 인해 초미세먼지가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초미세먼지는 인체 심혈관계에 깊숙이 침투할 수 있어 매우 해롭다고 알려졌다.
지난 20년간 사바나와 초원 지역 화재 건수가 감소하면서 지구 전체적으로는 화재 피해 면적이 줄었지만, 북미 서부와 남미 아마존, 호주 등지는 오히려 늘어났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WMO는 화재 외에도 기온 상승이 오염 물질 증가와 공기 질 하락의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지구 기온이 올라가면서 화재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화재로 인한 대기오염도 심화할 것”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저탄소 시나리오’를 실천한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기오염 물질은 지표면에 내려앉으면 생태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