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9유로 티켓’ 흥행에 경쟁적
스페인 내달 무제한 티켓’ 도입
유럽에서 대중교통비 깎아주기 경쟁이 한창이다. 독일에서 한 달에 9유로(약 1만2,000원)만 내면 모든 대중교통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 흥행하자, 스페인은 보증금 10유로만 내면 기차를 무제한 탈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았다. 고물가에 시달려온 가계 부담을 덜어주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 기후 위기에도 대응하자는 취지다.
스페인 의회는 1일(현지시간) 정부가 제출한 ‘무료 기차 여행’ 계획을 승인했다. 승객이 10유로(약 1만3,334원)의 보증금만 내면 4개월(9~12월) 동안 추가 요금 없이 한 도시 내에서 기차를 마음껏 탈 수 있는 게 골자다.
스페인 정부는 기차로 출퇴근하는 등 ‘정기 고객’을 위한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4개월 동안 16번만 타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일반 국민도 손쉽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물가 인상으로 고통받았던 국민들에게 교통비 할인 효과를 줘, 가계 부담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페인 통계청은 7월 물가상승률이 10.8%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198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이 계획에 투입하는 예산은 2억100만 유로(약 2,679억7,119만 원) 정도다.
9유로만 내면 모든 교통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 판매 종료를 앞둔 독일도 후속 조치 도입 논의로 뜨겁다. 이 티켓은 8월까지만 판매한다.
일단 ‘9유로는 너무 싸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월 29~69유로, 연 365유로 등 다양한 대안이 쏟아지고 있다. 연방정부 차원의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북부 독일은 별도 행동에 나설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대중교통 할인 정책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있다. 아일랜드는 연말까지 대중교통 요금을 20% 할인해 주는데, 개인 차량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아일랜드 녹색당에 따르면, 전체 교통 중 자가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달한다.
오스트리아도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 이미 하루 3유로면 대중교통을 무료로 탈 수 있는 ‘기후 티켓’을 도입했다. 룩셈부르크는 2020년 3월 대중교통을 전면 무료화해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