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파친코’ 선자가 김치 팔던 쓰루하시에 일본인 몰려드는 이유

글로벌 | | 2022-05-04 08:36:08

쓰루하시에, 오사카 한인타운, 3차 한류로 인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오사카 한인타운, 3차 한류로 인기

4월 30일 오후, 오사카시 소재 ‘오사카 이쿠노(生野) 코리아타운’에 있는 한국식 마카롱 가게 앞에 젊은 여성들이 줄 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오사카=최진주 특파원>
4월 30일 오후, 오사카시 소재 ‘오사카 이쿠노(生野) 코리아타운’에 있는 한국식 마카롱 가게 앞에 젊은 여성들이 줄 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오사카=최진주 특파원>

일본의 ‘골든위크’(황금연휴·4월 29일~5월 8일)가 막 시작된 지난달 30일 오후, 오사카시의 쓰루하시(鶴橋)역 인근 ‘오사카 이쿠노(生野) 코리아타운’은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압도적 다수는 여성. 한국에서 유행하는 ‘뚱카롱’(두꺼운 마카롱) 가게, 한류 기념품 가게, 귀엽고 예쁜 인테리어를 해 놓은 카페 앞엔 젊은 여성들이 줄 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배추김치와 깍두기뿐 아니라 파김치, 갓김치, 오이소박이 등 온갖 종류의 김치를 파는 가게에는 좀 더 나이 든 여성들이 몰려들었다.

 

조선인 집단 거주지라는 이유로 차별받던 과거의 쓰루하시를 상기하면 ‘핫플레이스’가 된 현재의 변화는 상전벽해라 부를 만하다. 일제강점기 일자리를 찾아 온 조선인들은 쓰루하시 인근에 대규모로 모여 살았고 전후에도 귀국하지 못하고 남은 사람이 많았다. 당시 이곳의 지명은 ‘돼지 치는 들판’이란 뜻의 이카이노(猪飼野)였다. 일본인들은 이곳에 조선인들이 모여 사니 더럽고 위험한 곳이라며 기피하고 경멸했다. 하지만 재일교포들은 제사와 음식 등 고국의 문화를 지켜가며 조선인 시장을 형성하고 필요한 물건이나 식재료를 사고팔았다.

 

재미동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애플TV+의 드라마 ‘파친코’의 주인공 선자도 부산에서 오사카의 이카이노로 이주한다. 첫 시즌의 마지막화가 방영된 지난달 29일에는 선자가 담근 김치를 손수레에 싣고 쓰루하시 시장에 내다 파는 모습이 방영됐다. 오랫동안 김치는 일본인들이 ‘냄새 난다’며 불쾌해 하는 음식이었고 조선인 시장에서 파는 김치도 주로 동포에게만 팔렸지만 지금은 일본인도 선호하는 음식이 됐다.

 

재일동포 지원 활동을 하는 비영리법인 코리아NGO센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에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쓰루하시의 코리아타운 방문객은 연간 200만 명이 넘고 주말에는 4만~5만 명의 손님이 몰린다. 곽진웅 코리아NGO센터 대표는 “과거 일본 각지의 재일동포나 한국인들이 제사에 올릴 제수를 사기 위해 쓰루하시에 왔다”며 “드라마 ‘겨울연가’와 ‘대장금’이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인도 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1, 2차 한류 붐이 수그러지자 사양길에 들어섰지만, 최근 BTS와 한국 드라마를 계기로 3차 한류 붐이 일면서 코리아타운이 살아나게 됐다.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젊은 일본 여성들은 코로나19 이후 한국에 가지 못하는 대신 도쿄에선 신오쿠보를, 오사카에선 쓰루하시를 찾는다. 인파 속에서 큰 아기는 유모차에 태우고 작은 아기는 아기띠로 둘러 안은 한 여성은 기자에게 “이곳에 오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20대 초반의 한 여성은 “오사카에 살지 않지만, 한국 문화를 느끼고 싶어서 자주 온다”고 말했다. 푸른 하늘과 따뜻한 햇살 아래 코리아타운 쇼핑을 즐기는 일본 여성들의 얼굴엔 웃음이 넘쳤다.

 

<오사카= 최진주 특파원 >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망망대해서 19시간 표류 극적 구조

베트남 국적 20대 선원 호주 해상에서 화물선에서 추락한 20대 베트남 국적 선원이 19시간 동안 망망대해를 표류하다 극적으로 구조돼 화제다. 호주 매체 나인 뉴스에 따르면 지난

“지구, 올해 역사상 가장 더운 해”

기후변화연구소 발표 올해가 지구촌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사상 처음으로 1.5도를 넘어설 것

로마 명물 트레비 분수 앞에 웬 발씻는 욕조가?
로마 명물 트레비 분수 앞에 웬 발씻는 욕조가?

보수공사 중 임시수조 설치 보수공사 중인 로마 트레비 분수 앞에 설치된 임시 수조. [로이터]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명물인 트레비 분수가 최근 보수 공사에 들어가면서 그앞에 대신

트럼프 재집권에 김정은 웃고 있나… 도발 집중할 듯
트럼프 재집권에 김정은 웃고 있나… 도발 집중할 듯

북, 몸값 올린 뒤 ‘핵군축’ 담판 시도 가능성  지난 2019년 6월30일 판문점 회동 당시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

스페인 하루만에 한 달치 폭우… 사망자 72명
스페인 하루만에 한 달치 폭우… 사망자 72명

남부 발렌시아 지역 등   스페인 남부 발렌시아 지역을 휩쓴 홍수 피해 현장. 자동차들이 서로 엉켜 있다. [로이터]  스페인에 29일 하루 만에 한 달 치 폭우가 쏟아지면서 최소

"주말에만 1~2회 하는 운동도 인지기능 저하 예방 효과 크다"
"주말에만 1~2회 하는 운동도 인지기능 저하 예방 효과 크다"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 "주말 운동 효과, 규칙적인 운동과 비슷" 운동하는 시민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주말에 한두 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주말전사'(we

월드옥타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막
월드옥타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막

각국 한인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우수 한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2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인도 힌두 민족주의 ‘왓츠앱’으로 기독교 박해
인도 힌두 민족주의 ‘왓츠앱’으로 기독교 박해

폭력 조직 동원 개종 강요    인도 중부 차티스가르주의 힌두 민족주의 단체가 메시징 앱 ‘왓츠앱’을 사용, 기독교인을 감시하고 힌두교로 강제로 개종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레스

18세기 요새 수면 위로…‘가뭄’ 아마존서 뜻밖의 발견
18세기 요새 수면 위로…‘가뭄’ 아마존서 뜻밖의 발견

대포·난파선도 확인돼 아마존 강바닥의 야자수 흔적. [로이터] 극심한 가뭄에 아마존강 수위가 뚝 떨어지면서, 강바닥에 있던 200∼300년 전 주민들의 생활 흔적이 하나둘 발견되고

하마스 수장 신와르 사망 확인…네타냐후 "전쟁 안 끝났다"
하마스 수장 신와르 사망 확인…네타냐후 "전쟁 안 끝났다"

10·7기습 주도, 최고 정치지도자…이 "신와르 제거, 군사·도덕적 업적"1년 넘은 가자지구 전쟁 중대 분수령…하마스 역량 타격미 "장애물 제거, 정치적 해결 위한 기회"…유럽 각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