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거 교역로 3곳으로 늘어…미 "연방 권한으로 수습" 캐나다 압박
캐나다 트럭 시위대가 미국으로 통하는 핵심 육로를 막으면서 포드자동차가 부족한 부품을 하늘길로 수송하는 대안까지 고심 중이다.
10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포드자동차 측은 온타리오주 윈저의 엔진 공장에 필요한 일부 부품을 비행기로 운송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포드 캐나다 지사 대변인은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도록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백신 반대로 촉발된 캐나다 트럭 시위는 수도 오타와를 넘어 미국 국경까지 확산하며 2주째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캐나다 윈저와 미국 디트로이트를 잇는 앰버서더 다리 인근에서 자칭 '자유의 트럭 수송대'라는 이름의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면서 양방향 통행이 거의 마비됐다.
이로 인해 특히 미 중서부와 캐나다의 자동차 생산시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 다리를 통과하는 하루 3억달러(약 3천600억)의 교역품 중 3분의 1이 자동차 관련 물품이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포드는 윈저 공장을 일시 폐쇄했고 같은 주에 있는 오크빌 조립공장을 단축 운영하는 상황이다. 도요타도 캐나다 공장 3곳에서 이번 주말까지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조립하는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서 전날 저녁과 이날 오전 교대근무를 취소했다.
시위는 더 거세져 이날엔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세 번째 국경선까지 봉쇄된 상태다. 캐나다 경찰은 시위대가 트럭과 농장 장비로 폐쇄됐다고 밝혔다.
앞서 시위대는 양국의 육상통로인 캐나다 앨버타주 쿠츠의 출입국 검문소와 이어진 도로도 점거했다.
시위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본격화하자 미국은 캐나다에 연방정부의 권한을 동원해 시위를 끝내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날 미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 정부 인사들이 캐나다 측과 만나 반정부 시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캐나다 정부 인사들한테 연방 권한을 사용해 상황을 해결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은 캐나다 측에 미국 공급망의 중요성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과 캐나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비판 수위를 높이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디트로이트가 있는 주인 미시간의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는 "급여와 생산 라인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캐나다 당국에 상황을 빨리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캐나다의 드루 딜킨스 윈저 시장은 시위 대응을 위해 추가 경찰 배치를 요청했다. 또 점거 행위를 끝내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할 방침이라고 했다.
온타리오주 당국도 다수의 의료 인력이 앰버서더다리를 이용하고 있다며 시위 자제를 촉구했다. 더그 포드 주총리는 법원을 통해 시위대를 향한 모금을 차단하기에 나섰다.
캐나다 연방정부 장관들도 봉쇄를 비판하면서 시위대 해산을 촉구했다.
특히 이번 상황은 미국 자동차 산업이 좋지 않은 시기에 발생한 터라 더 타격이 크다고 외신은 전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현지 자동차 업계는 이미 생산을 줄인 상황이었다.
미국에서도 캐나다와 유사한 트럭 시위가 기획되고 있다는 정보가 나오면서 미국 당국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는 시위대가 백신 의무화 등에 반발해 주요 도시의 도로를 점거할 계획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프랑스, 뉴질랜드에서는 이미 모방 시위가 등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