❶ 백신 확대 속 오미크론 변이까지 확산 비상
2021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포가 전 세계를 뒤덮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이 급속 보급되면서 기세가 꺾이는 듯했던 코로나바이러스는 새로운 변이인 델타와 오미크론으로 모습을 바꿔 다시 인류를 괴롭혔다. 10월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사망자 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11월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보고된 오미크론 변이는 면역 회피력과 세포 침투력을 모두 갖춰 전 세계를 다시 긴장으로 몰아넣었다.
❷ 바이든 행정부 출범, 코로나 대처 속 지지율 고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월 20일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외 정책에서 ‘미국이 돌아왔다’를 기치로 동맹의 복원과 미국의 국제사회 주도권 회복에 주력했다. 내부적으로는 통합을 내세우며 대규모인프라 투자 예산 등 미래 먹거리 창출과 팬데믹 극복에 방점을 뒀다. 하지만 여러 악재와 맞물려 1년도 채 지나지않았는데도 지지율 추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❸ 대선 불복 시위대 초유의 의사당 난입 사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11.3 대선 결과가 나온 뒤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불복함에 따라 각종 소송과 재검표 등 취임까지 과정도 험난했다. 특히 1월 6일에는 극렬 트럼프 지지층으로 구성된 대규모 시위대가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에 난입해 난동을 부리면서 회의 중이던 의원들이 긴급 대피하고 사상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 미국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
❹ 미얀마 군부 쿠테타와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
미얀마 군부는 작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 2월 1일 쿠테타를 일으켰다. 이후 반군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 약 11개월 동안 1,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민주 진영은 4월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를 구성하고 주민 무장조직인 시민방위군(PDF)을 창설해 무장투쟁에 나섰다. 9월에는 전쟁을 선포하며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이 개별적으로 군정을 제재했으나 국제사회는 이렇다 할 역할을 못했다.
❺ 아프간 정권붕괴, 20년 만에 탈레반 재집권
미군이 본격적으로 철수하기 시작하자 ‘친서방’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허망하게 무너졌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은 20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고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이던 아프간전도 20년 만에 막을 내렸다. 거침없이 전국을 휩쓸던 탈레반은 8월 15일 수도 카불에 입성했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국외로 도망쳤다. 바이든대통령은 8월 30일 철군 완료를 선언, 전쟁의 마침표를 찍었다.
❻ 미중, 미러 갈등 고조… 신냉전 화약고 대만, 우크라이나
올해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초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이 유난히 격화한 한 해로 기록됐다. 고래들의 싸움터가 된 대만과 우크라이나는 급기야 전쟁 발발까지 우려해야 할 위험지역으로 변했다. 중국은 올 한 해 수백 차례 전투기와 수송기 등을 동원해 대만 서남부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 병력 10만 명을 집결시켰다. 내년 초 침공을 강행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관측도 나왔다.
❼ 세계 공급망 마비와 인플레이션 공포 확산
올해 초 반도체 부족 사태로부터 시작한 공급망 혼란이 공산품 전반으로 퍼지며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세를야기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중국 수출,물류의 중심지인 주요 항만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화물 운송 전반이 차질을 빚었다. LA와 롱비치항 등 아시아 공산품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항만은 노동력 부족으로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었다. 이들 항만 인근 앞바다엔 컨테이너선 수십 척이 짐을 부리지 못한 채 대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❽ 대홍수, 산불 등 기후변화‘경고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대홍수와 산불 등을 불러와 경고등이 켜졌다. 7월 독일 서부 라인강변에 ‘100년 만의 폭우’가 쏟아졌다. 유라시아대륙의 동토 시베리아에서도 타이가(침엽수림)가 산불에 소실됐다. 미국 서부와 캐나다에서는 긴 가뭄 탓에 곳곳에 산불이 일어나 삼림이 대규모로 훼손됐다. 켄터키주 등 미국 중부 지역에는 12월인데도 이례적으로 역대급 토네이도가 발생해 약 100명이 희생됐다.
❾ 사상 초유의 무관중 인류 제전 도쿄올림픽
코로나 팬데믹이 계속되면서 올해 일본에서 7월 23일부터 9월 초까지 열린 도쿄 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사상최초로 ‘무관중’을 원칙으로 열린 인류의 스포츠 제전이 됐다.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데다 개최지인 도쿄도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긴급 사태 선포 등 제한조치까지 발령됐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에각국 정상들까지 최소한으로 참석하는 등 도쿄올림픽은 사실상 초라한 잔치가 됐다.
❿ ‘유럽의 어머니’메르켈 시대 16년 만에 저물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2005년 독일 역사상 첫 여성이자 동독 출신 총리로 선출된 메르켈총리는 11월 8일 5,680일간의 재임을 마쳤다. 그는 정치 노선과 관계없이 사안마다 실용적으로 접근하되 독일 시민의 의견에 항상 세심히 귀 기울이면서 절충,타협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이른바 ‘무티(Mutti, 엄마) 리더십’을발휘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2011년과 2015년 유럽 부채위기, 2015년 유럽 난민 사태, 2020년 펜데믹 등 엄습한 시련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고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