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이도스, 코로나19 경제타격 만회 위해 적극 외국인 유치
일부 국가들, 시민권 부여하는 투자금액 대폭 할인하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관광산업이 마비되면서 관광업 의존도가 큰 나라들의 경제 충격도 커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관광객들로부터 벌어들이는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들은 줄어든 관광수입을 만회화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카리브해 바베이도스 정부는 최근 외국인들이 비자 없이 최대 1년간 섬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바베이도스 웰컴 스탬프' 제도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물리적인 근무 공간이 중요하지 않아진 점에 착안해 바베이도스 해변 호텔이나 빌라에 머물며 원격 근무를 하도록 한 것이다.
마이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는 미국, 영국 언론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적극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그는 WP에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엄청난 부담을 줬다"며 "(바베이도스의) 햇살과 바닷물은 스트레스 푸는 데에 도움이 된다.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선 재택 원격근무에 필수적인 통신망이 안정적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인구 28만 명가량의 작은 섬나라 바베이도스엔 지금까지 104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5월 이후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 등 코로나19 상황은 비교적 통제가 됐지만 관광업 봉쇄에 따른 경제 피해는 컸다. 관광업은 바베이도스 국내총생산(GDP)에서 40%를 차지한다.
역시 관광업 의존도가 큰 카리브해 다른 섬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바베이도스도 엄격한 방역대책과 함께 일찌감치 관광업을 재개했다.
바베이도스는 1년 장기 체류가 단기 관광보다 코로나19 유입의 우려가 적으면서 비슷한 경제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P는 바베이도스를 잘 몰랐던 사람들도 해변에서의 재택근무라는 아이디어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며, 다른 카리브해 국가들도 바베이도스의 선례를 따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관광업 마비로 경제가 휘청이는 다른 카리브해 섬나라들은 '여권 장사'에 더 열을 올리기도 한다.
이들 국가는 전부터 투자금을 내면 시민권을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는데 관광업 수익이 줄자 시민권 값을 대폭 할인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인구 5만여 명의 섬 세인트키츠네비스는 4인 가족 여권 발급을 대가로 내야 하는 '지속가능성장 기금' 투자금을 종전 19만5천 달러에서 연말까지 15만 달러(약 1억8천만원)로 깎아주기로 했다.
세인트루시아, 그레나다, 앤티가바부다, 도미니카연방 등 다른 나라들도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조건을 변경했다.
투자 이민 형식이지만 대부분 실제 이민보다는 시민권 획득이 목적이다.
100여 개국을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게 해주는 세인트키츠네비스 여권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관심을 보이는 중국과 중동 고객이 더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컨설팅업체를 인용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