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에서 저축률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로 소비가 급감한 데다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대비 차원에서 자금을 쌓아두고 있는 모양새다. 각국이 경제 재개에 나선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저축해둔 자금이 시중으로 풀릴 지 주목된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4월 개인 저축률이 33%로 집계돼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3월 중 저축률이 13.1%로 1981년 11월 이후 38년 4개월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던 사이 한달만에 기록을 갱신하게 된 것이다.
저축률이 높아졌다는 건 소비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경제는 3분의 2 가량이 소비를 통해 이뤄진다. 결국 봉쇄 해제 등으로 경기 회복의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소비가 살아나야한다. 블룸버그는 “실업이 미래 지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보조금 지급 등 경기부양책을 통해 개인이 소비를 촉진하려한다고 전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의 4개 국가에서 3~4월 중 가계의 예금 규모가 1,000억유로 이상 증가했다. 앞서 최근 10년 내 2개월 평균 가계 예금액의 세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외출이 막히고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