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를 추모하는 활동이 19일 전세계 소셜미디어를 통해 동시 전개됐다고 중화권 매체들이 전했다.
‘류샤오보의 자유를 위한 실천그룹’ 등은 중국 시간 기준 이날 오후 8시부터 해변이나 강가에 빈 의자를 두고 함께 찍은 사진에 해시태그(#withliuxiaobo)를 달아 트위터, 페이스북,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 올리는 행사를 벌였다. 해변의 빈 의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도 중국 당국의 저지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류샤오보가 끝내 간암으로 사망한 뒤 화장 처리돼 바다에 유해가 뿌려진 것을 상징한다.
‘류샤오보 선생 추모회’도 함께 하는 이 행사는 류샤오보가 2008년 12월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한 ‘08헌장’ 참여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홍콩과 대만, 미국, 영국 등 각국의 많은 누리꾼들이 추모 행사에 동참하고 인증 사진을 올렸다.
추모 행사는 빈 의자에 꽃이나 제물을 올려놓고 묵념을 한 뒤 세차례 허리를 굽혀 절하고 항쟁, 자유, 희망을 뜻하는 세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가 진행되는 19일은 류샤오보의 사망 이후 ‘두칠’이 되는 날이다. 망자가 숨진 지 7일째 되는 날 음식을 준비해 넋을 위로하는 중국의 장례풍속이다.
홍콩 시민단체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도 이날 저녁 빅토리아항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애드미럴티 타마르공원에서 시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류샤오보의 두칠 추모회를 개최했다. 시민들은 류샤오보의 영정 사진 앞에 헌화했으며 류샤오보의 일생을 소개하는 단편영화를 보고 눈물 흘리는 이들도 많았다.
류샤오보 관련 사진 게시와 검색이 금지된 중국 본토 누리꾼들은 ‘RIP(Rest in peace·영면하길)’ 등 추모용 약어도 차단되자 류샤오보의 영문명에서 딴 ‘Mr. Liu’, ‘XB Liu’ 등 은어를 사용해 추모했다.
한편 류샤오보의 선양 고향집 주변은 ‘군사통제구역’처럼 바뀌어 중국 당국이 일반인의 접근이나 사진촬영을 막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류샤오보의 사망 7일째를 맞아 19일 홍콩에서 두칠 추모회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