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의 우승에 거리와 술집에 맨얼굴 인파 쏟아져
보건당국 '자제' 당부에도 아랑곳
미국프로풋볼(NFL)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진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탬파베이 버커니어스가 18년 만에 NFL 챔피언에 오르면서 이를 축하하는 팬들이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와 같은 기본적인 방역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채 거리로 쏟아져나왔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결승전이 벌어진 플로리다주 탬파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주변에서 7일 밤 촬영해 트위터에 게재한 한 영상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탬파베이 팬들이 승용차에 올라 환호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주변에는 수천 명이 한꺼번에 경기장에서 쏟아져 나와 깃발을 흔들고 기쁨의 포옹을 하는 장면이 나왔으며, 대부분 맨얼굴이었다.
또 누군가 나무에 오르자 수백 명이 둘러싸고 이를 구경했으며, 경찰이 문제를 일으킨 취객을 길에 넘어뜨려 양손을 뒤로 젖힌 채 수갑을 채우고 체포해 가는 모습도 올라왔다.
보건당국은 슈퍼볼이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탬파베이가 승리를 거머쥔 후 술집에 모여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한 보도에서는 결승전 당일 탬파의 주요 상점가에 술집을 중심으로 수만 명이 모여들었다고 추산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슈퍼볼 경기가 달아오르자 집에 머물면서 축하는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제인 캐스터 탬파 시장은 수퍼보울 행사가 열리는 곳을 포함한 야외 시설에서도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영상을 내보냈다.
캐스터 시장은 회견에서 "탬파베이가 승리하더라도 모두 마음으로 축하를 했으면 한다"라며 "안전하게 축하해야 하며,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플로리다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70만명을 넘었으며, 사망자도 2만8천명 넘게 나왔다.
공화당 소속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해 9월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모두 풀어 방역 지침을 강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실린 보고서에는 전파력과 치명도가 강한 영국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플로리다에서 급속하게 퍼질 것이라는 전망을 담았다.
사우스 플로리다대 마리사 레빈 공공보건학 교수는 WP와 인터뷰에서 "슈퍼볼을 축하하면서 경계심을 늦추고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최적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미착용 벌금은 최대 500달러이지만, 이미 수퍼보울 결승전부터 술집에서는 이러한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빽빽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흔한 광경이었다고 한다.
인기 래퍼 '50센트'는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한 공항 격납고에서 축하 행사를 열었고, 빼곡히 들어찬 참석자 대부분은 마스크 착용을 무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릭 크리스만 세인트피터즈버그 시장은 트위터에 "수퍼보울 승리를 이런 식으로 축하해서는 안된다"라며 "안전하지도, 현명하지도 않은 행동 때문에 50센트를 훨씬 넘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