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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적용 치료… 파킨슨병 증상 완화에 효과

미국뉴스 | | 2025-04-07 09:51:30

인공지능 적용 치료,킨슨병 증상 완화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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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적용한 ‘적응형 뇌심부자극’ 치료 실험

환자마다 뇌 활동 실시간 분석… FDA 승인

“심각한 증상 완화… 삶의 질도 크게 향상”

 

40세의 키스 크레비엘은 뛰어난 정치학자로, 명예교수직, 수상 경력의 저서, 미국 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는 오른손의 떨림과 통증을 겪기 시작했고, 이는 곧 팔까지 퍼졌다. 2년 후, 신경과 전문의는 그가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파킨슨병에는 치료법이 없어, 그는 운동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을 처방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은 구역질, 저혈압, 강박 행동, 소화기계 문제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했다. 환자들은 또한 환각, 과도한 주간 졸림, 그리고 불규칙한 움직임(운동 이상증)을 겪을 수 있다.

현재 70세로 북가주 스탠포드에 살고 있는 그는 “수면 상태가 매우 안 좋았고, 깨어나면 머리가 멍했다”며 “약 때문에 매일 아침 내 사무실에서 히터 앞에 누워 얼굴에 따뜻한 바람을 쐬곤 했다. 그게 유일하게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북가주 스탁턴 출신의 제임스 맥엘로이는 47세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고, 한때 하루에 17알의 약을 복용했었다. 기계공 출신으로 현재 60세인 그는 “약을 그렇게 많이 먹으면 마치 마약 중독자가 몸을 덜덜 떨며 움직이는 모습처럼 보였었다”고 말했다.

약 5년 전 크레비엘과 맥엘로이는 ‘적응형 뇌심부자극(adaptive deep brain stimulation)’이라 불리는 비약물성 파킨슨병 치료 실험에 자원했다. 이 치료는 기존 뇌심부자극(DBS) 치료를 인공지능(AI) 기술로 향상시킨 것이다. 이 새로운 치료법은 그들의 가장 심각한 운동 증상을 거의 없애주었고, 삶의 질도 크게 향상시켰다. 약물 복용량도 크게 줄었고, 관련 부작용도 감소했다.

크레비엘은 “예전엔 다섯, 여섯 알씩 약을 먹었는데, 5년이 지난 지금은 하루에 약 한 알만 먹는다”며 “완치나 기적은 아니지만, 매일 느끼는 삶의 질 측면에서는 정말 큰 변화다. 떨림도 사라졌고, 운동 이상증도 없어졌다. 약을 많이 먹을 때 느끼던 뇌 안개 현상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적응형 뇌심부자극 기술을 계속 개선하면서 더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인정한다.

 

■적응형 뇌심부자극이란

뇌심부자극(DBS)은 1997년부터 파킨슨병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어 온 확립된 외과적 치료법으로, 심장 박동기와 유사한 장치를 뇌에 이식해 전기 자극을 전달한다. 전통적인 DBS가 일괄적인 방식인 반면, 적응형 DBS는 AI의 도움을 받아 환자의 뇌 활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지난 2월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파킨슨병 환자용 첫 적응형 DBS 시스템을 승인했다.

UC 샌프란시스코 신경외과의 필립 스타 교수는 “일부 환자들, 특히 증상이 심한 사람들에게는, 항상 일정한 세기로 작동하는 표준 DBS로는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다”며 “뇌의 필요는 활동 수준에 따라 달라지며, 예를 들어 깨어 있을 때와 잠잘 때, 혹은 약물 복용 주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심장처럼 뇌도 뉴런이 만들어내는 전기 활동의 정상적인 리듬이나 패턴을 가지고 있다. 간질이나 정신분열증 같은 질환은 심장 부정맥과 유사하게 비정상적인 뇌 리듬과 관련이 있다. 파킨슨병에서는 뉴런들이 지나치게 동기화되는 ‘진동병(oscillopathy)’ 현상이 발생하며, 이는 정상적인 정보 전달을 방해해 떨림이나 경직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스탠포드 의대 신경학과의 헬렌 브론티-스튜어트 교수는 “군중 속에서 웅성거림이 있지만 자신이 말하는 소리는 잘 들리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그게 정상적인 뉴런 활동”이라며 “하지만 진동병에서는, 마치 시위 행진 중 모든 사람이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어 자신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적응형 DBS는 자극을 조절

DBS(뇌심부자극)와 파킨슨병 약물은 모두 뇌의 진동병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특히 DBS에서 나오는 일정한 전기 자극은 뉴런의 발화를 일정하게 조절해 진동병의 과도한 동기화를 억제하고 뇌의 리듬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기존 DBS는 일정한 세기로 항상 자극을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극이 부족하거나 과도한 시기가 생기고, 이는 각각 운동 느림증 또는 운동 이상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적응형 DBS는 실시간 신경 신호를 감지하고 진동병이나 다른 생체 지표에 반응해 자극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AI 모델링을 통해 개발된 알고리즘은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세기, 즉 ‘용량’의 자극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치료 경험을 환자에게 제공한다.

초기 연구에서는, 적응형 DBS가 기존 DBS보다 운동 증상 조절이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으며, 전달되는 전기 에너지도 낮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24년 필립 스타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파킨슨병 환자 4명을 대상으로 예비 연구를 진행했으며, 여기에는 맥엘로이도 포함되었다. 그 결과 적응형 DBS는 기존 DBS보다 운동 증상과 삶의 질을 더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각 환자의 맞춤형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병원에서 레보도파(도파민을 증가시키는 파킨슨병 약물)를 복용 중일 때와 아닐 때의 뇌 리듬을 측정했다.

스타 교수는 “이러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한 가지 방법은, 먼저 특정 조건에서 뇌 신호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라며 “그런 다음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훈련시켜, 서로 다른 상태에 연관된 뇌 신호의 조합을 학습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는 적응형 DBS 장치를 제조하는 메드트로닉(Medtronic)과, 의료 제품을 제조하는 보스턴 사이언티픽(Boston Scientific)으로부터 교육 펠로우십 지원을 받고 있다. 해당 연구의 또 다른 저자는 의료기기 회사 아이오타 바이오사이언스(Iota Biosciences)에서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세 번째 저자는 연구 및 교육과 관련하여 메드트로닉과 보스턴 사이언티픽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생명과학 회사 애브비(AbbVie) 및 소프트웨어·데이터 회사 룬 랩스(Rune Labs)와도 협력하고 있다.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이끌어낸 ADAPT-PD 임상시험에는 기존의 DBS를 이미 이식받은 크레비엘을 포함해 파킨슨병 환자 68명이 참여했다. 브론티-스튜어트 교수와 그녀의 동료들은 이들에게 적응형 DBS를 설치하고, 30일간 자택에서 사용하도록 했다. 연구의 전체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초기 데이터에 따르면 심각한 장치 관련 부작용은 없었으며, 참가자의 98%가 장기 추적 조사에서도 적응형 DBS 사용을 계속 선택했다.

브론티-스튜어트 교수는 ADAPT-PD 임상시험에 사용된 장치를 만든 메드트로닉의 자문으로서 재정 보상을 받았다. 그녀의 여러 공동 저자들도 메드트로닉 또는 다른 회사로부터 유사한 보상이나 지원을 받았다.

 

■적응형 DBS를 개선하는 방법들

브론티-스튜어트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 모두가 DBS 치료에 적합한 것은 아니며, 레보도파와 같은 도파민 약물에 잘 반응하고 병의 진행이 너무 심하지 않아야 수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며 “모든 수술에는 위험이 따르며, 심장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는 감염, 뇌출혈, 뇌졸중 또는 마취 관련 합병증의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적응형 DBS와 그에 사용되는 AI 기반 알고리즘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예를 들어, 킹스칼리지 런던 신경외과 연구팀의 앤드루 오키프와 동료들은 앞이나 뒤 방향으로 자극을 줄 수 있는 방향성 전극을 사용하여 뇌의 여러 부위를 자극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자극의 위치와 강도를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면 DBS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오키프는 향후 임상시험에서, 자극을 언제 주는지뿐 아니라 어디에 주는지, 그리고 어떤 생체 지표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를 최적화하고자 한다. 이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문제다.

오키프는 “이건 마치 인생에서 본 가장 어려운 스도쿠 퍼즐을 3차원으로 푸는 것과 같다. 인간으로서는 하기 힘든 일”이라며 “하지만 AI에게는 이런 게 제일 적합한 문제다. AI는 이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엄청나게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적응형 DBS든, 기존 DBS든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세 불안정, 경직, 소화기 문제, 수면 장애 등 운동 외 증상은 여전히 남을 수 있다. 하지만 맥엘로이와 크레비엘에게 이 기술은 그들의 삶을 분명히 바꾸어 놓았다.

맥엘로이는 “지금은 천 배는 더 나은 기분”이라며 “제가 파킨슨병 환자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라면 절대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비엘은 처음 파킨슨병을 진단받았을 때 자녀들의 졸업식을 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제 딸들은 다 졸업했고, 그래서 저는 인생에서 훨씬 앞서 나가고 있다는 강한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By Meeri Kim >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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