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어린이 근시, 세계 평균의 2배 달해
소아 시력 문제, 빨리 치료할수록 효과 좋아
“ 디지털기기 사용 하루 1시간 이내 제한해야”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면서 어린이의 시력 저하 문제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3세부터 정기적인 시력검사가 필요하고, 디지털기기 사용 시간은 하루에 1시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쪽이나 양쪽 눈의 시력이 낮게 나타나는 약시의 초기 증상은 한쪽 눈을 자주 감거나, 한쪽 눈으로만 보려 한다는 점이다. 물체를 잘못 잡거나, 사물을 볼 때 고개를 기울이는 것도 증상 중 하나다.
근시가 있는 경우 먼 곳이 흐리게 보이기 때문에 디지털 기기 등을 가까이 보려는 경향이 있다. 사시는 두 눈의 초점이 맞지 않거나, 햇빛 아래에서 한쪽 눈을 감는 등의 증상이 초기에 나타난다.
약시와 근시, 사시는 성장과 학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치료가 중요하다.
일산백병원 소아안과 강민채 교수는 “어린이들에게서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소아 시력 문제는 조기에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다”고 말했다.
약시는 정상적인 눈을 가려 약한 눈의 사용을 유도하는 ‘눈 가림 치료’나 아트로핀 안약 처방을 통해 약한 눈의 사용을 보다 활성화하는 쪽으로 치료를 한다.
근시는 드림렌즈와 같은 근시 진행 억제 치료와 함께 실외 활동을 늘리는 게 도움이 된다. 드림렌즈는 수면 시 착용하는 특수 콘택트렌즈로, 일반 렌즈와 달리 각막의 중심을 누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시력을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
사시의 경우 사시용 특수안경(프리즘)을 착용하거나 사시 교정술 등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소아 시력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선 부모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강 교수는 “3세, 6세, 초등학교 입학 전에 정기적인 시력검사를 받도록 하고, 독서나 학습 시 충분한 조명 유지, 하루 2시간 이상 야외 활동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중국 연구진이 영국 안과학회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근시 비율은 약 73%였다. 전 세계 어린이의 근시 평균 비율(36%)의 두 배다.
한편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스크린 노출 시간이 늘어날수록 근시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지난달 김영국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은 미국의학협회의 공식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보고 논문에서 2024년 11월까지 디지털 화면 노출 시간과 근시와의 관계를 다룬 45건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따르면 하루 디지털 스크린 노출 시간이 1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근시 발생 확률이 21% 증가했고, 4시간을 넘기면 근시 위험이 2배 이상 치솟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어린 연령대에서 디지털 스크린 노출이 근시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개의 디지털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면 개별 기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근시 위험 증가폭이 더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