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먼 의원 3번째 발의
데이브 민 공식 지지에
“북핵무장·인권은 외면
북에만 유리”비판 거세
한반도에서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한반도 평화법안’이 연방하원에서 재발의된 가운데, 북한의 핵무장 강화 등 엄중한 한반도 정세 속에 이같은 법안이 시기상조라는 한인사회의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한반도 평화법안’이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다.
이 법안에 대해 연방하원 3선으로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 및 태평양 소위원장인 영 김 의원(공화)은 적극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한인 2세로 초선인 데이브 민 의원(민주)이 이 법안에 대해 공식적인 지지를 밝히고 나서자 한인사회에서 데이브 민 의원의 대한 비판이 나오는 등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4일 연방하원에 공식 발의 등록된 이 법안(HR-1841)은 하원 외교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대표 발의자는 브래드 셔먼 연방하원의원(민주)이며, 한인 데이브 민, 중국계 주디 추 등 남가주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을 포함한 33명의 하원의원들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법안은 국무부 장관에게 한국전쟁을 최종적으로 끝내는 구속력 있는 평화 협정을 위해 북한 및 한국과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면서 이에 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의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미국과 북한이 상대국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 위한 협상 진행, 대북 여행금지 조치 전면 검토 등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데이브 민 연방하원의원은 지지 선언에서 “70여 년 전에 실제로 끝난 전쟁의 종식을 선언하기 위한 매우 합리적인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연방하원 중진인 영 김 의원은 “한반도 평화법안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다주지 못하고 김정은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뿐”이라고 반대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인권 침해에 대한 아무런 조건 없이 한국전쟁을 종식하는 것은 한국전쟁 희생자들과 김정은에게 매일 고통받는 무고한 이들에게 모욕을 주는 것과 다름 없다. 이는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에도 이 법안이 북한 정권에 유리한 협상력 제공,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 입지 약화, 평화 협정을 무시했던 북한의 그간 행보, 비핵화 조건 선행 필요성 등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고수해 왔다.
한인 보수 단체 관계자들 역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한번도 평화법안이 ▲휴전 상태를 끝내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자는 종전선언이 핵심인데 북한에 비핵화는 요구하지 않았고 ▲북한 내 인권 상황 등에 대한 언급도 없다는 점 ▲북한이 도발로 그간 여러 합의를 뒤집은 행태 등을 고려할 때 문제점이 많다며 반발하고 있다.
임태랑 자유민주통일미주연합회 회장은 “종전 선언은 미군 철수의 빌미를 만들고, 비핵화 없이는 무력 균형이 북한으로 기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가운데 종전 선언을 주장하는 법안은 신뢰할 수 없는 행보를 보여온 북한에 대책없이 힘만 실어줄 것”고 한반도 평화법안 찬성 측을 비판했다.
한반도 평화법안을 발의한 셔먼 의원은 “이 법안은 평화를 향한 상호 단계”라며 1953년에는 군사적 충돌의 종식을 위한 휴전협정이 체결된 데 이어 2025년에는 공식적인 종전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한반도 평화법안은 지난 연방의회 117기와 118기에 상정됐다가 폐기됐고, 이번 119기 연방의회에서 세 번째 발의됐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