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기관들에 이메일
![일론 머스크(왼쪽)는 지난 20일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전기톱을 들고 나타났다. [로이터]](/image/fit/281083.webp)
연방정부 기관에 ‘구조조정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이번에는 연방 공무원들에게 업무 내용과 성과를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직원들의 생산성을 문제 삼아 구조조정을 강행했던 전략을 되풀이하면서 정부 인력 감축에 대한 반발을 무력화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22일 엑스(X)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침에 따라, 곧 모든 연방정부 직원들은 자신이 지난주에 무엇을 했는지 묻는 이메일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응답하지 않으면 사임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메일에는 “이번 주에 달성한 일을 대략 5개로 요약해 (다음 주) 월요일 오후 11시59분까지 답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었고, 수신처는 연방수사국(FBI), 국무부, 환경보호청(EPA), 식품의약국(FDA), 재향군인부,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 등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의 이번 조치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서 “머스크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지만 그가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구조조정을 재촉한 데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글이 게시된 지 약 7시간 만에 머스크가 X에 글을 썼고, 오후 4시30분쯤부터 이메일이 연방 직원들에게 전송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머스크는 연방 직원들에게 자신의 업무 생산성을 증명하라고 압박하면서 정부 인력 감축과 예산 삭감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근로자의 생산성을 문제 삼는 방식은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을 당시 전략을 반복한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연방 공무원들의 반발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NYT는 “공무원들은 소송 제기, 자진 사임, 또는 ‘포크 인 더 로드(결정의 순간)’라 불리는 연방정부 개혁 프로그램에 대한 저항 차원에서 시위에 숟가락을 들고 나오는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