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쇼크’에
3일 연속 폭락·금 하락
본격 조정·약세장 진입
“대통령 정책 신뢰 잃어”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부과로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3일 연속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딜러들이 7일 추락하는 주가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image/fit/282433.webp)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로 사흘 연속 폭락하며 ‘블랙 먼데이’의 악몽에 휩싸이고 있다. 급진적인 관세부과 정책으로 인한 후폭풍은 거대한 해일처럼 월가를 강타하며 메가톤급 파장을 미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피력하면서 투자자들은 패닉셀에 나서는 모습이다.
7일 뉴욕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친 끝에 나스닥 지수를 제외한 주요 지수가 3개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9.26포인트(-0.91%) 내린 37.965.60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83포인트(-0.23%) 내린 5,062.25에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48포인트(0.10%) 오른 15,603.26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애플의 주가가 3.67%,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2.56% 추락했다. 최근 금융시장에선 주식뿐 아니라 석유와 구리, 금, 암호화폐까지 전방위적으로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를 공포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도 관세 정책을 철회하기는커녕 더욱 강화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때때로 무언가를 고치기 위해서는 약을 먹어야 한다”고 증시 폭락을 감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과 주고받는 보복관세는 증시 패닉셀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0% 관세를 부과한 뒤, 지난 2일 상호 관세 조치로 34%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지난 4일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캐나다와 유럽연합(EU)도 보복 조치를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을 고수할 경우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후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전문방송 CNBC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을 고수할 경우 다우지수가 22.6% 폭락한 1987년과 같은 시장붕괴와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는 현재 금융시장 분위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억만장자 투자자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우리는 자초한 ‘경제적 핵겨울’로 향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전 세계 기업 지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 우리가 이러려고 투표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월가는 개인 투자자들이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주가 폭락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반등한다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정책 행보가 기업의 펀더멘털과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며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트레저리 파트너스의 치차드 새퍼스타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급격하고 갑작스러운 주식 하락은 관세 부담으로 곧 닥칠 경기침체를 반영하기 위한 가격 재평가”라며 “관세가 협상으로 인하되고, 평가가치가 매우 매력적인 수준까지 낮아지고 펀더멘덜이 개선될 때까지 시장은 반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