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진실과 거짓의 흐릿한 경계에서 벌이는 줄타기…영화 '설계자'

한국뉴스 | | 2024-05-23 19:13:48

영화,설계자,강동원,스릴러,이요섭 감독,홍콩영화,엑시던트,리메이크작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사람들 그린 스릴러…강동원 주연

홍콩 영화 '엑시던트'(2009)의 리메이크작

 

영화 '설계자'/NEW 제공
영화 '설계자'/NEW 제공

모든 사건은 겉으로 드러난 것과는 다른 내막을 감추고 있고, 여기엔 누군가의 음모가 개입하기도 한다.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려는 사람은 음모가 깔려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지만, 음모론에 빠지는 건 위험하다.

하나의 가설일 뿐인 음모론으로 모든 현상을 설명하기 시작하면 이성적 판단과는 점점 멀어진다. 인류 역사의 모든 굵직한 사건이 막후에서 세계를 지배하는 비밀단체의 음모라는 황당무계한 이야기처럼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음모론에 휘둘리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다. 사실과 거짓의 경계가 흐릿하고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음모론이 쉽게 힘을 떨친다.

이요섭 감독의 신작 '설계자'는 우리 시대의 이런 풍경을 서늘한 색조로 그려낸 스릴러다.

주인공 영일(강동원 분)은 어두운 음모의 세계에 사는 사람이다. 그는 살인 청부를 받아 사람을 죽이고는 우연한 사고로 위장하는 작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한다.

사람을 살해하고도 법망을 빠져나가는 음모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게 영일의 직업인 셈이다. 그는 재키(이미숙),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 등 동료 셋과 팀을 이뤄 작업한다.

영일에겐 트라우마로 남은 기억이 하나 있다. 옛 동료 짝눈(이종석)이 당한 의문의 죽음이다. 영일은 이 사건이 자기 팀보다 훨씬 큰 비밀 조직인 '청소부'의 음모라고 확신한다.

영일이 유력 인사를 해치워달라는 요청을 받아 작업에 착수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 잇달아 벌어지면서 영일은 또 다른 음모가 자기를 조준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영일에게 살인 청부를 한 영선(정은채)과 보험사 직원 치현(이무생)은 영일을 점점 미궁으로 끌어들인다.

 

영화 '설계자'/NEW 제공
영화 '설계자'/NEW 제공

 

강동원은 완벽한 음모를 설계하는 전문가가 음모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면서 마침내는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스크린에 실감 나게 그려낸다.

'검은 사제들'(2015), '검사외전'(2016),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2023) 등에서 어딘가 가볍고 코믹한 요소를 보여준 것과는 사뭇 다른 연기를 선보인다. '설계자'의 강동원은 시종 차갑고 어두운 표정이고, 그의 이런 얼굴은 극의 분위기를 지배한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어려워진 시대상을 반영한 이 영화는 영일의 정신을 지배하는 음모가 사실인지 환상인지는 의문으로 남겨 둔다.

극히 낮은 확률의 우연이 착착 맞아떨어지는 극 중 사건들은 다소 작위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영일의 마음속에 그려진 사건일 수도 있어 딱 잘라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장편이다. 그의 장편 데뷔작 '범죄의 여왕'(2016)은 고시생이 수도 요금 폭탄을 맞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일상적인 소재에서 스릴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설계자'는 홍콩 영화 '엑시던트'(2009)의 리메이크작이다. 살인 사건을 단순 사고사로 위장하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기본 설정은 같지만, 음모론을 퍼뜨리는 유튜버 등을 등장시켜 지금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이 감독은 23일 시사회에서 "우리가 뭔가를 알아내려 할수록 수렁에 빠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진실에 도달할 수 없어 무기력과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며 "진실을 찾는 주인공의 혼란과 혼돈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9일 개봉. 99분. 15세 관람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HD현대, 핵항모 독점 미국 최대 방산조선사와 ‘동맹’
HD현대, 핵항모 독점 미국 최대 방산조선사와 ‘동맹’

헌팅턴잉걸스 기술협력 MOU건조생산성 높여 비용 개선디지털 조선소 구축‘의기투합’중국 견제‘트럼프 호재’타고안두릴 등 미국 기업과 협력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폭싹 속았수다’ 관식이가 앓은 다발성 골수종… 10년 새 2배 ↑

5년 생존율 50% 그쳐재발 잦아 방심 금물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극중 양관식이 진단받은 병은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이다. 한국내 환자 수는 2010년 약 1,00

환율 1,480원 육박… 16년래 최고
환율 1,480원 육박… 16년래 최고

관세·무역분쟁 고조에 원·달러 환율이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총 104%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무역분쟁이 고조된 데 따른 위안화 약세

한국 국적 상실 시민권자 국적 회복 소송서 승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한국 국적을 상실한 남성이 국적회복을 신청했을 때 ‘병역기피’를 이유로 불허하려면 국적 상실 시기와 목적,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병역기피 목적이 있었다

[이런 일도] 탄핵 언쟁하다 조종사끼리 싸우다니… 대한항공 기장·부기장 ‘주먹다툼’

비행 나간 호주 호텔서부상당해 병원 신세까지사측 “면직처리·내부교육” 해외 비행에 나섰던 대한항공 소속 기장과 부기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여부를 두고 언쟁을 벌이다 싸움으로

달러·원 환율 1,472원 하루 33.7원이나 급등

달러·원 환율이 역대급으로 상승하며 1,470원 선을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또다시 관세 위협에 나선 영향이다. 8일(한국시간)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아이유, 유튜브 구독자 1천만명 '다이아몬드 버튼' 획득
아이유, 유튜브 구독자 1천만명 '다이아몬드 버튼' 획득

"재밌는 콘텐츠 많이 만드는 천만 유튜버가 되겠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 /아이유 인스타그램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유튜브 구독자 1천만명을 돌파했다.7일 가요계에 따르면 아이유는

조기대선 6월3일 유력… 재외선거 먼저 치른다
조기대선 6월3일 유력… 재외선거 먼저 치른다

8일 국무회의서 확정 전망24일 재외선거 등록 마감선관위 온라인 등록 가능재외투표 5월20~25일 될듯  한국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본보 4일자 A1·2면 보도)으

‘8:0 시나리오’대로… 주문 읽은 후 마지막에‘파면’
‘8:0 시나리오’대로… 주문 읽은 후 마지막에‘파면’

■ 헌재 탄핵심판 선고 현장문형배 소장대행 주문 낭독결정문 결론까지 20분 걸려LA시간 7시22분‘파면’효력반대 소수의견 재판관 없어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윤석열) 탄

헌재 출석 1호 대통령… 111일 만의 결론
헌재 출석 1호 대통령… 111일 만의 결론

■ 숫자로 본 탄핵 심판계엄 11일만에 탄핵 가결헌재 6명→8명 체재 심리8번 출석·최장 67분 진술  12·3 계엄으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대에 올랐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개월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