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흑인 차별 딛고 우주 경쟁 공헌
2016년작 영화 '히든 피겨스' 실제 모델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인간 컴퓨터’로 인류의 첫 달 착륙 궤도 계산을 맡은 흑인 여성 캐서린 존슨(Katherine Johnson)이 24일 아침 101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1960년대 소련과의 우주경쟁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캐서린 존슨은 웨스트 버지니아주립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NASA에 들어가 35년을 일하며 유색인종과 여성이라는 차별을 극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존슨은 우주선 궤도역학 계산에 천부적 실력을 발휘한 수학자였다. 컴퓨터가 계산을 할 수 없던 시절 존슨은 모든 계산을 수작을 통해 해냈다. 1961년 앨런 셰퍼드의 미국인 최초의 우주비행, 1962년 존 글렌의 세계 최초 지구 궤도 비행, 1969년 아폴로 11호의 인류 최초 달 착륙 및 귀환 등이 모두 존슨의 궤도 계산으로 이뤄졌다. 존슨은 이 공로로 2015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기도 했다.
존슨은 당시 나사에서 일한 흑인 여성 3인의 실화를 다룬 영화 ‘히드 피겨스’(Hidden Figures)의 실제 모델이었다. 이 영화에서 존슨 역은 배우 타라지 헨슨(Taraji P. Henson)이 맡아 열연했다. ‘히든 피겨스’ 각본을 썼던 마고 셰터리는 “캐서린 존슨은 NASA와 과학계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미국 역사에서 흑인 및 여성의 역할에 새로운 시각을 가져단 준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NASA의 짐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트위터를 통한 성명에서 “NASA는 캐서린 존슨의 용기, 그녀 없이는 도달할 수 없었던 이정표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2017년 NASA는 버지나아 햄프톤 소재 랭글리 리서치 센터를 캐서린 G. 존슨 컴퓨터 연구소라 명명해 사용하고 있다. 같은 해 클락 애틀랜타 대학은 존슨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조셉 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