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반 어느 때쯤인가 ‘고향이 좋아’라는 곡목의 트로트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타향도 정이 들면, 정이 들면 고향이라고….”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타향은 싫어 고향이 좋아”로 끝을 맺는다. 누구에게나 고향이 있게 마련이며,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인 것도 사실일 테고, 고향이 타향보다 더 좋게 느끼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미국에 이민을 온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타향인 미국이 이미 제2의 고향이 되어 버렸지만, 또한 두고 온 조국이 그리운 것도 사실이다. 미국에 살면서 갈등을 느끼는 것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영주권 신분을 계속 갖고 있으면서 한국 국적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시민권을 얻어 미국에서의 혜택을 극대화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많은 분에게 고민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몇 년 전에 한국의 국적법이 바뀌어 미국 시민권자가 영주귀국을 해도 미국 국적을 계속 유지하고 한국의 국적도 회복시켜준다고 한다. 다만, 공교롭게도 이런 혜택은 소셜시큐리티 연금 혜택을 받을 무렵에만 주어진다.

‘한국인’씨는 30년 전 미국에 이민을 왔다. 바쁜 이민 생활 속에서 고향을 그리워할 겨를도 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덧 은퇴할 나이가 되었다. ‘한국인’ 씨는 65세가 되면 소셜시큐리티 연금과 메디케어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기에 65세쯤 은퇴하기로 하였다. 이민 온 지가 30년이 넘은 ‘한국인’ 씨는 아직도 영주권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은퇴하고 나중에 한국에 오래 머물러야 할 경우가 생긴다면, 한국 국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미국시민권을 취득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영주권 신분을 고집한 것이다. 그는 은퇴하면 두고 온 한국의 고향에 조그마한 집을 마련하여 한국과 미국을 몇 년씩 자주 오가며 살고 싶었다. 그런데 한국에 아주 영주 귀국하여 다시 미국에 돌아오지 않으면 괜찮은데 영주권을 계속 유지하려면 6개월마다 미국에 돌아와야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았다. 어찌 되었든 ‘한국인’ 씨는 사전답사를 위해 한국에 한번 다녀오기로 했다. 한국에서 이리저리 알아보던 중 최근에 법이 바뀌어, 외국 국적의 시민권자도 한국의 국적을 회복하여 복수 국적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한국인’ 씨는 그런 줄 알았다면 미국 시민권을 진작 취득해 놓을 걸 그랬다며 후회를 했다. 공연히 영주권을 유지하느라 받은 다소간의 불이익이 안타까웠다.

그렇다. 과거에는 한국에 오래 체류하고자 할 경우, 미국시민권이 걸림돌이 되었다. 미국시민권을 갖고 한국에 오래 머물자면 까다로운 절차도 거쳐야 하고, 또한 재산권과 같은 민감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주권을 계속 유지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제는 사정이 바뀌었다. 2011년부터 시행된 한국의 개정 국적법에 따르면, 65세가 넘은 분들은 외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한국 국적을 회복하여 한국인으로 살 수 있다고 한다. 즉 복수 국적을 허용해 주어 한국에서는 한국인으로 살고 미국에서는 미국인으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은퇴 후 한국에 장기간 머무르면서 미국의 은퇴연금과 같은 혜택들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편리하게 된 것이다. 이런 사람 중 오히려 위의 ‘한국인’ 씨 처럼 영주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오히려 불리한 입장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영주권을 갖고 있으면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6개월 이상 외국에 머무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한국에 아주 오래 머무르려면 영주권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영주권을 포기하면 소셜시큐리티 연금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이런 특별한 혜택을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받을 즈음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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