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갈등에 유학 주의령
한인 식당 마켓 아파트
“매출 줄어들라”전전긍긍
“중국 유학생들이 줄어든다고 당장 큰 변화는 없겠지만 가랑비에 옷은 젖잖아요?”
한인타운 업소들이 때아닌 ‘미한령’에 불안해 하고 있다. 한때 중국이 한국 관광을 제한하면서 ‘한한령’의 고통을 당했던 한국의 아픈 과거가 LA 한인타운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불똥이 이제 중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유학생들에게 튀면서 LA 한인타운내 업소의 주고객인 중국 젊은이들의 발길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 중국 교육부는 미국 유학비자 발급에 주의하라는 내용을 담은 ‘2019 제1호 유학경계령’을 발효했다. 전날 미국이 중국 학생들에 대한 미국 유학 경계령을 내린 데 대한 일종의 보복 조치다.
중국 교육부는 “미국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비자 유효기간이 축소되거나 비자 발급이 거부되는 등의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교육부는 “미국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학자들은 비자 문제 등 관련 위험성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비자는 예전에는 3주면 됐다. 그러나 지금은 한 달 이상이 걸리고 있다. 이에 따라 귀국을 고려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아예 미국 유학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로 유학의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해외 유학을 원하는 중국인 학생들이 미국 대신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을 선택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LA 한인타운내 업주들이 중국 유학생 발길이 끊어지면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 유학생이 미국내 유학생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5만명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소비경제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LA 한인타운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들어 식당과 마켓 등 소비 중심 비즈니스에서부터 아파트와 콘도 등 주거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몰려드는 유학생을 비롯한 중국인들로 한인타운 경제계의 지형도가 변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 유학생과 중국인들의 수가 줄면 타격이 가장 큰 곳은 식당들이다.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이면 한인타운내 주요 한식당들은 중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유학생 감소 가능성 소식은 결코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 한식당 업주는 “주말이면 50% 정도가 중국인들이었는데 중국 유학생들이 줄면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맣했다.
가뜩이나 무역 관세로 인해 음식 재료비가 늘면서 원가 부담과 함께 최저 임금 인상을 앞두고 있는 요식업계로서는 매출 감소 불안까지 떠안게 된 셈이다.
한인 마켓 역시 중국인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인들이 최대 고객이긴 하지만 한인 다음으로 타인종 중 중국인들이 한인 마켓의 주요 고객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H마트의 한 관계자는 “‘인터내셔날 마켓’을 지향하는 H마트에게 중국인 감소 소식은 악재가 될 수 있다”며 “당장 매출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겠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관세 전쟁의 불똥이 미국에 공부하러 오는 중국 유학생과 중국 여행객들에까지 튀면서 LA 한인타운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웨스턴과 샌마리노 코너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세워진 중국어로 된 임대안내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