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형준 법무사팀
베테랑스 에듀
첫광고

[미셜 윤의 영어 이야기] 영어공부의 비법

지역뉴스 | | 2019-02-01 21:21:31

칼럼,미셀윤,영어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짚신을 만들어서 생계를 유지하는 가족이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들이 하루종일 지푸라기를 꼬아가며 짚신을 열심히 만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버지 짚신만 잘 팔리는 것이었다. 아들들이 아버지에게 수차례 물었다. “아버지, 왜 아버지 짚신만 잘 팔리는 것일까요?” 아버지는 답을 주시지 않았다. 답을 주시지 않는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아들들이 나름대로 머리를 써가면서 열심히 짚신을 만들었다.

그런데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아들들이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내도 손님들은 여전히 아버지 짚신만을 고집할 뿐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아들들이 손님들에게 열심히 물었다. “도대체 왜 아버지 짚신이 좋은 거지요?” 더 이상한 것은 아버지 짚신만을 고집하는 손님들이 왜 아버지 짚신이 좋은지 이유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아버지 짚신을 좋아하는 건 분명하지만 이유는 그들도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아들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아버지가 욕심이 많아서 혼자서 돈을 움켜지고 있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아버지는 왜 아들들에게 좋은 짚신, 인기있는 짚신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는 것일까? 그뿐만이 아니었다. 매번 똑같은 질문을 하는 아들들에게 아버지는 대답대신 한숨만 푹푹 쉬는 것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아들들은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건강이 나빠지고 급기야는 임종을 맞이하게 되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아들들이 아버지에게 다시한번 물었다. “아버지, 잘 팔리는 짚신, 인기 있는 짚신의 비법을 알려주세요!!!!!” 그러자 마지막 숨을 내쉬던 아버지가 다시한번 온 힘을 다해 한마디 남겼다.

“보푸라기...”

보푸라기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가시는 아버지를 보는 아들들은 다시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어찌하여 아버지는 알려달라는 비법 대신에 평생 하시던 잔소리만 한번 더 보태시고 돌아가시는 것일까. 그랬다. 아버지는 평생 아들들에게 비법에는 너그럽지 않으셨다. 그러나 잔소리는 끝이 없었다. 짚신을 다 만든 다음에 팔기에도 바쁜 아들들에게 아버지는 늘 보푸라기를 제대로 제거하라는 잔소리를 끊임없이 하셨다.

결국 임종의 순간에도 비법은 듣지 못하고 잔소리만 한번 더 들은 아들들. 도대체 이 가족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고, 앞으로는 어떤 일이 있게 될까. 비법을 전수받지 못한 아들들은 더 이상 짚신을 잘 팔 수 없게 되는 것일까? 딱히 인심이 사나운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 아버지는 어째서 죽는 순간까지도 잘팔리는 짚신의 비법을 놓지 못한 것일까?

물론 이 이야기는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그 아들들에게 아버지의 죽음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말할 길은 없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무엇일까? 아니 도대체 아버지의 비법은 있기나 한 것일까? 이 이야기의 요점은 아버지가 임종할 때 말한 보푸라기이다. 아버지는 평생 아들들에게 이미 비법을 말해주었다. 아버지의 비법은 보푸라기였다.

당장 눈앞만 보던 아들들은 빨리 짚신을 만들어 하나라도 더 팔아서 한푼이라도 더 벌고 싶었다. 그래서 보푸라기를 다듬는 과정이 귀찮기만 했던 것이다. 하나라도 더 팔아서 한푼이라도 더 벌고싶어하는 젊은 아들들에게 보푸라기를 다듬는 과정은 시간낭비라는 생각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비법을 알려주는 아버지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것이 비법이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지나쳤던 것이다.

아버지도 지쳤다. 아버지는 처음부터 사랑하는 아들들에게 평생을 거쳐 얻은 비법을 전해주고 싶었고 틈만 나면 얘기를 했다. 그런데 아들들은 그걸 잔소리라고 여기고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입을 닫았다. 입은 닫았으나 한숨은 저절로 나왔다. 이렇게 간단한 비법을 어찌하여 그들은 듣지 않는단 말인가.

필자는 정말 오랜 시간 영어선생을 해왔다. 그리고 정말 많은 부류의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오랜시간 많은 부류의 학생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요? 그럼 필자는 답한다.

“많이 하면 돼요.”

언젠가부터 많이 하면 된다는 답을 하면서 짚신을 잘 만들던 아버지 생각이 난다. 내 얘기가 어떻게 들릴 것인가. 아들들에게처럼 의미없이 들리는 것은 아닐까. 사람들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비법과 지름길을 갈구한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막상 이루고 나면 비법도 지름길도 없었음을 깨닫게 된다. 영어선생을 30년 가까이 하면서 깨달은 것은 영어는 많이 하면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짚신을 다 만들고 나서 보푸라기를 제거하는 것과 아닌 것은 언뜻 생각하기에는 대수롭지 않은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짚신을 신는 사람에게는 큰 것일 수 있다. 느낌이 완전 다를 것이다. 그런데 또 그 작은 과정은 대수롭지 않게 흘려넘겨지기 십상이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공부법이 돌아다닌다. 다 쳐다보려고 들면 멀미가 날 지경이다. 그렇게 많은 공부법이 난무하다보니 좋은 교재, 좋은 강의도 넘쳐난다.

영어는 무조건 많이 하면 된다. 찾으려고 들면 정말 쉽게 손에 닿는다. 가만히 있지 말자. 무조건 공부하자. 내가 정말 원하는 길에 다다르려면 적당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일단 공부하자. 양을 채우고 보자. 잘 만들어진 짚신의 비법은 보푸라기 제거이고, 내가 원하는 영어를 만들 수 있는 비법은 무조건 많이 하고 보는 것이다. 영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너무 급하게 가려는 마음도 버리면 좋겠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납세 증명서 없어도 OK…해외 이주 신고 편리해졌다
납세 증명서 없어도 OK…해외 이주 신고 편리해졌다

해외이주법 시행령·규칙동포청, 현실 맞게 개정 재외동포청(청장 이기철)은 결혼이나 취업 등으로 해외에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편의를 높이기 위해 해외이주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현실에

한국 휴대폰 없어도 ‘본인 인증’
한국 휴대폰 없어도 ‘본인 인증’

10월중 비대면 신원확인 서비스 추진주민등록번호 있는 재외국민전자상거래 등 디지털서비스 이용 가능 오는 10월부터 한국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재외국민은 한국 휴대전화가 없어도 전자상

"부동산 정보, 교육 기회 많이 제공하겠다"
"부동산 정보, 교육 기회 많이 제공하겠다"

CE 클래스 제공 조지아 한인부동산협회(회장 한현)가 2024년 제2차 정기총회를 4월 26일(금) 오전 9시 30분부터 1시까지 슈가로프 파크웨이에 위치한 1818클럽에서 80여

정부, 11월 대선 앞두고 '멘톨 담배' 금지 결정 연기
정부, 11월 대선 앞두고 '멘톨 담배' 금지 결정 연기

보건당국 "시민단체 의견 수렴 등 더 많은 시간 필요"멘톨 담배[샌프란시스코 로이터=연합뉴스]  연방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멘톨(menthol) 담배 금지 결정을

'연준 선호'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 전년대비 2.8%↑

전월 대비 상승률 0.3%…'깜짝 반등' 대비했던 금융시장은 안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3월 들어서도 둔화세를 멈추고 정체된 모습을

테슬라 오토파일럿 리콜 후에도 충돌사고 20건…당국 조사

203만대 대상으로 작년 SW 업데이트 적절성 검토…"위험 여전"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지난해 말 대규모 리콜을 통해 주행 보조 기능 오토파일럿을 업데이트한 뒤에도 관련 충돌

에모리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경찰과 충돌
에모리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경찰과 충돌

25일 최소 23명 교수, 학생 체포경찰 동원 해산 시도 총장에 비난 미국 전역의 대학 캠퍼스에서 반이스라엘 시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조지아주 에모리대학에서 팔레스타인

한인회 코리안페스티벌은 10월 12일 개최
한인회 코리안페스티벌은 10월 12일 개최

36대 이사진 21명 구성, 이사장 이경성기자 퇴장시키고 비밀 회의, 출입금지도 애틀랜타한인회(회장 이홍기)는 25일 오후 한인회관 소강당에서 2024년 1분기 정기이사회를 개최하

29일부터 예비선거 조기투표 시작
29일부터 예비선거 조기투표 시작

29일부터 5월17일 조기투표 기간투표용지 공화당·민주당 선택해야 월요일인 29일부터 5월 21일 조지아 프라이머리, 지방선거를 위한 조기투표(early voting)가 조지아 전

고부 사이 된 김희선·이혜영…MBC '우리, 집' 내달 24일 첫선
고부 사이 된 김희선·이혜영…MBC '우리, 집' 내달 24일 첫선

MBC 새 드라마 '우리, 집'/MBC 제공배우 김희선과 이혜영이 주연하는 MBC 새 금토 드라마가 내달 중 시청자들을 만난다.MBC는 새 드라마 '우리, 집'을 내달 24일 오후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