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007310)가 지난 1981년 출시한 즉석요리 제품 ‘3분 카레’는 국내 최초의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꼽힌다. HMR이 첫 선을 보인 지 어느 새 40년이 가까워 지고 있다. 가정간편식은 국내 시장에서 꾸준히 자기 영역을 구축하다가 2010년대 들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을 보면 국내 HMR 소매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조 287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조 원대를 돌파했다. 3년 전과 비교해 44%나 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에도 30% 이상 성장하면서 시장 규모가 3조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HMR 인기는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연륜에 맞게 제품군, 메뉴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석 냉동밥, 볶음밥 같은 한식류뿐 아니라 피자, 파스타 등 서양식도 HMR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반조리 형태의 제품을 나타내는 ‘밀키트(Meal kit)’ 시장도 급성장 할 것으로 보고 있다. 

◇HMR 성장 이끄는 대표주자 ‘즉석밥’ = HMR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한 품목은 단연 즉석밥이다. 즉석밥은 간단한 조리로도 집밥 못지않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수요에 부응하며 냉동밥과 컵밥, 국밥, 덮밥 등 세트밥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뚜기의 경우 지난 2004년 즉석밥 시장에 진출해 소스와 짝을 이룬 20여 종의 다양한 세트밥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오뚜기밥’으로 이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김치참치덮밥, 제육덮밥 등 간편성을 강조한 컵밥 6종도 출시했다. 이후 꾸준히 제품군을 늘려 현재는 진짬뽕밥, 사골곰탕국밥 등 총 15종을 판매 중이다. 

 

CJ제일제당(097950)이 2015년부터 선보인 ‘햇반 컵반’도 국과 덮밥 소스의 맛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간 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컵밥 외에도 냉동밥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냉동밥 시장은 연평균 5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냉동밥 시장은 오뚜기, CJ제일제당과 풀무원(017810)의 치열한 3파전이 계속되고 있다. 3사 모두 20% 초반대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뚜기는 지난 2016년 ‘오뚜기 볶음밥’으로 출시 1년여 만에 국내 냉동밥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제는 서양식으로도 발 넓혔다= 서양식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식습관이 서구화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서양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식품업계도 이에 발맞추고 있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의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즉석 조리식품 가운데 수프류, 파스타류, 미트류 등 서양식 소매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12% 증가했다. 2016년 상반기 331억 원이었던 서양식 HMR 시장은 이듬해인 2017년 상반기 372억 원으로 집계됐다. 

HMR로 자리 잡은 서양식으로는 냉동 피자가 대표적이다. 연간 50억 원 규모로 크지 않은 시장이었지만 2016년 5월 ‘오뚜기 피자’가 나오면서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돼 지난해에는 900억 원 수준까지 성장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한다.  

오뚜기 냉동 피자는 지난해 10월 말까지 단일품목 누적매출액이 700억 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모았다. 콤비네이션·불고기·고르곤졸라·호두&아몬드 4종으로 나온 오뚜기 피자는 고온으로 달군 돌판 오븐에서 구워내 정통 피자의 맛을 느낄 수 있다. 2~3인이 먹기 적당한 크기로 배달 피자를 한 번에 다 먹지 못해 부담인 혼밥족들에게 안성맞춤인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고메’ 시리즈도 외식 수준의 고급 메뉴를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함박스테이크, 토마토 미트볼, 핫도그, 피자 등 다양한 제품을 앞세우고 있다. 장시간 보관이 가능한 상온 제품도 선보였고, 혼밥족을 위한 맞춤형 제품인 ‘고메 함박스테이크 정식’도 출시했다. 

◇카레·죽 등 기존 간편식들도 다양하게 발전= 1981년 오뚜기의 ‘3분요리’가 나온 이래 대표적 간편식으로 자리매김한 카레도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건강 에 좋은 재료를 사용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카레 시장의 선도업체인 오뚜기의 경우 프리미엄급 ‘3분 백세카레’,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렌틸콩을 주원료로 한 ‘3분 렌틸콩카레’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외에 밥 위에 그대로 부어 먹을 수 있어 더욱 간편한 ‘그대로카레’를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점점 다양해지는 대중의 카레 입맛에 맞춰 세계의 카레로 꼽히는 인도와 태국 스타일의 ‘3분 인도카레 마크니’, ‘3분 태국카레소스 그린’을 새롭게 선보였다.  

즉석 죽 제품도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 전체 상온 간편죽 시장은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4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오뚜기죽’의 경우 지난 2016년 5월 리뉴얼 출시 이후에만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10월 국내 상온간편죽 시장에서 32.2%의 점유율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시 가정간편식 시장에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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