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불안 한인 최대 1만8천명

미국에 어릴 때 입양됐으나 시민권이 없어 추방 등 신변 불안에 놓인 한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 위한 입법 운동이 10일 연방의회에서 펼쳐졌다.

미국 내 입양인 권익단체인 ‘입양인 권리 운동’은 이날 연방 상원 빌딩에서 ‘입양인 시민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입법 설명회를 개최했다.

민주당 소속인 메이지 히로노(하와이) 연방 상원의원과 애덤 스미스(워싱턴 DC) 연방 하원의원이 지원한 이 설명회는 아직 시민권이 없는 해외 입양인이 시민권을 가질 수 있도록 현행 ‘입양아 시민권법’을 개정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됐다.

2001년 제정된 현행법은 2000년 이후 미국에 입양된 어린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제정 당시 18세 미만인 입양 아동과 청소년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당시 18세 이상 입양인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돼, 여전히 취득 절차를 스스로 밟아야만 시민권을 얻을 수 있었다. 이들이 신청하지 않더라도 소급해서 시민권을 주자는 게 ‘입양인 시민권법’ 제정 취지다.

현재 시민권이 없는 한인 입양인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대략 3000~1만8,000명으로 입양기관들은 추산하고 있다.

현행법 제정 이전 모든 미국 내 입양인이 시민권을 가지려면 입양절차와는 별도로 취득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미국인 양부모가 별도의 시민권 절차를 밟아야 하는 사실을 모르고 입양절차만 종료한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입양인은 시민권이 없는 사실을 모르고 살다 불이익을 당하거나, 간혹 범죄에 연루돼 본국으로 추방되는 사례가 발생하곤 했다.

미국에 입양돼 40년을 살다 지난해 한국으로 추방된 입양인 애덤 크랩서(한국명 신송혁)가 대표적인 사례다.

‘입양인 권리 운동’ 관계자는 “히로노 의원과 스미스 의원이 법안을 상·하원에서 발의하기로 했다”면서 “많은 의원이 발의에 참여하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공화당의 이민정책이 한층 강경해진 데다 오는 11월에는 상·하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입법 추진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 회기에서도 발의됐으나 작년 1월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