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면 더 오를텐데”
오너들 단기렌트‘짭짤’
젊은 바이어들 자구책
부모 코사인 모기지 늘어
남가주 한인 밀집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바이어들이 고전하고 있다. 주택 소유주들이 매도를 늦추는 대신 단기 대여로 부수입을 챙기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다급해진 젊은 바이어들은 부모의 코사인을 받는 모기지 융자로 몰리고 있다.
한인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인 밀집지역과 한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주택 및 콘도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지적이다. 실제 LA 한인타운 4가와 버질 인근의 1,000스퀘어피트 콘도는 70만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말 버몬트와 프랜시스 인근의 비슷한 크기 콘도가 47만달러 선에 매물로 나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불과 6개월 만에 오름새가 심상치 않다.
한인타운과 행콕팍을 전문으로 하는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한인 바이어들도 오른 가격을 감안해 2베드 기준으로 콘도는 47만~57만달러, 싱글 패밀리 홈은 80만달러대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자고 나면 값이 뛰는 식으로 콘도 시세가 올라 단독주택 수준에 육박하면서 에이전트들도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매물도 씨가 말랐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 LA 한인타운에 60만달러 선의 콘도를 찾고 있다는 최모 씨는 “반년이 다 되도록 살펴본 매물이 불과 세채에 불과하다”며 “평생 투자인데 마음에 들지도 않는 집을 덜컥 살 순 없지 않냐”며 안타까워했다.
매물 부족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최근에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공유 서비스를 통해 손쉽게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오너들이 매도 타이밍을 살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LA 지역에서는 에어비앤비만 따져도 하루에 평균 20만~23만개, 한인타운도 수백개의 리스팅이 올라오고 있다.
호스트로 등록한 뒤 손님이 다녀가면 3%의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는 오너의 몫으로 LA 지역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주간 평균 수입은 500달러 선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호텔세를 걷겠다는 시당국과도 합의를 이뤄 손님이 14%의 세금을 내고 호스트는 개인 소득세만 부담하면 되도록 정리됐다.
세컨홈을 에어비앤비로 등록해 1년째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은퇴 한인 김모 씨는 “당장 목돈이 급하지도 않고 집값은 더 오를 것 같아 단기 임대 하면서 타이밍도 노리고, 소득도 올리고 있다”며 “지난 1년간 수수료와 소득세, 보수비용 등을 빼고 7,000달러 이상은 벌었다”고 말했다.
결국 다급해진 젊은 바이어들은 새로운 활로를 뚫었으니 다름 아닌 부모에게 기대기이다. 어바인에 본사를 둔 ‘아톰 데이터 솔루션’이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전국적인 신규 모기지 물량은 30% 감소했지만 LA는 4%가 늘었다.
집값도, 모기지도 비싸지고 있는데 모기지가 늘어나는 이유와 관련해 아톰 데이터 솔루션의 대런 블롬키스트 수석부사장은 “코사인으로 모기지를 받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값비싼 남가주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바이어들이 살 길을 마련한 것”이라고 전했다.
1분기 기준으로 남가주에서 이뤄진 모기지 전체의 28% 이상은 배우자 이외의 지인이 코사인을 했으며 이는 전국 평균인 22%를 웃돌았다. 아톰은 이 경우 코사인을 해준 이들이 부모일 확률이 높다며 지역별로는 마이애미가 40.2%로 가장 높았고, 시애틀 37.4%, 샌디에고 28.9% 등이 부모가 자녀를 위해 모기지에 코사인을 해줬다고 밝혔다. <류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