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일자리를 잃고도 실업수당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민만 100만명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사람의 실업수당을 가로채는 실업수당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업수당 사기는 타인의 신분을 도용해 실업수당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수법으로 정작 신분을 도용당한 주민들은 이들이 실업수당을 가로채 간 후에야 뒤늦게 이를 알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주 고용개발국(EDD)은 6일 주 전역에서 실업수당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최근 상당수의 실업수당 신청건들에서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며, 실업수당 사기 주의보를 내렸다.
EDD측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유사한 신분도용 실업수당 사기청구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연방 당국과 공조해 광범위한 수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메일 보안업체 ‘아가리’사의 아멘 나자리안 신분조사담당자는 “전국에서 신분도용 실업수당 사기신청이 치솟고 있다”며 “지금가지 한번도 본적이 없는 엄청난 건수의 실업수당 사기 의심사례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LA 타임스는 7일 타인의 신분을 도용한 실업수당을 청구해 가로채는 사기가 급증해 직장을 다니고 있는 주민들의 신분을 도용해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에 근무하는 마이어스란 주민은 “실직한 적이 없어 당연히 실업수당을 청구한 적이 없는데 최근 EDD편지를 받고서야 누군가 내 이름으로 실업수당을 청구해 가로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만약 내가 실업 상태가 됐을 때는 실업수당을 받지 못하게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DD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캘리포니아에서 실업수당을 받은 주민은 970만명에 달하며 이들에게 이미 598억달러의 실업수당이 지급됐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허위 신청이거나 신분도용으로 타인의 수당을 가로챈 실업수당 청구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소위 ‘스캐더 카나리아’로 알려진 나이지리아 범죄 조직이 유출된 신용정보를 이용해 실업수당을 대거 사기로 청구한 사례가 밝혀지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대량으로 유출된 에퀴팩스 신용정보를 이용해 실업수당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