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베테랑스 에듀
김형준 법무사팀

출소자나 중독에서 벗어난 사람‘새 출발’ 돕는다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8-10-15 11:11:09

테네시,출소자,재활프로그램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테네시, 캠블 카운티의 사업가 토니 심슨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걱정이 날로 커졌다. 그런대로 단단한 제조업 기반이 있고, 아팔라치아 산맥 지역으로 자연경관이 좋아 관광객이 모여드는 곳인데도 불경기에 수감률이 높다. 수감되는 이유는 대부분 마약과 알콜 중독에서 연유한 것이다.

콘크리트 복원회사를 운영하며 출장 스케줄이 빡빡한 가운데서도 그는 교도소 자원봉사 목사로 나섰다. 

“죄수들 한사람 한사람과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거듭 거듭 듣는 말은 ‘여기서 나가기만 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출소 후 이들은 다시 교도소로 들어오곤 하는 것을 그는 보았다. 

“항상 같은 변명입니다.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다. 그리고 단 한군데 내가 살 수 있는 곳은 전에 살던 곳, 마약이 그득한 곳’이라는 것이지요.”

교도소를 찾아가 죄수들 만나는 일을 3년 간 계속하고 난 후 그는 신의 부르심을 느꼈다.

“이들을 훈련시켜서 일자리를 갖게 할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16년 그는 베터 메이드 트레일러스(BMT)라는 작은 회사를 하나 설립했다. 카운티 정부 소재지인 잭스보로에 세운 이 회사는 수송용 트레일러를 제작하는 회사이다. 순전히 재소자들 출소 후 재활 프로그램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몇 달 후 그 지역 모토사이클 트레일러 제작회사가 문 닫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 매입하면서 재활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켄터키와 접경해 있는 캠블 카운티는 미 전국에서 가장 빈곤한 카운티 중 하나이다. 석탄탄광에 오래 의존해오다가 석탄 수요가 떨어지면서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었고, 실직자들이 마약에 손을 대면서 마을이 피폐해졌다는 말들이 떠돌고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보면 석탄 생산이 줄고 그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들었는데 마침 그때 훨씬 심각한 문제가 겹친 것이다. 오피오이드 처방이 치솟고 전반적 약물남용이 증가한 것이다. 

그리고 약물 중독이 취업률이 저하로 이어진 것이라고 테네시 대학의 매튜 머레이 교수는 말한다. 오피오이드 남용과 노동시장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그는 “오피오이드 사용이 실업률과 취업률에 공히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인구 4만명 가량인 캠블 카운티는 1인당 오피오이드 처방이 미 전국에서 3위를 차지한다. 연방 질병통제 센터에 의하면 이곳에서 처방된 오피오이드는 카운티 내 전 주민이 15주 동안 계속 사용할만한 양이다. 그러니 과다복용은 전국에서 최고수준에 달한다. 캠블 카운티 실업률은 지난 8월 기준 5%(전국 평균 3.9%). 아울러 정확한 숫자는 없지만 마약사용과 관련된 범죄로 수감된 죄수가 전체 수감자의 95% 이상인 것으로 카운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심슨은 재활 프로그램에 대해서 정식 훈련을 받아본 적도 없고 프로그램의 기본 틀도 없는 상태에서 일단 뛰어 들었다. 처음에는 중범 전과를 가진 몇 명을 고용했지만 새 사업 운영하랴 재활 프로그램 운영하랴 양쪽 일을 감당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 기독교 기반 중독회복 프로그램에 관여한 적이 있고, 성경캠프를 운영한 경험도 있는 스테이시와 데이브 바시 부부를 기용했다. 

바시 부부가 합류한 후에도 심슨의 비영리 기구인 ‘새 출발(A New Beginning)‘ 운영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참가자들을 선별해내는 것이 큰 문제였다. 여전히 약물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참가해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그래서 인터뷰를 강도 높게 진행하며 마약을 끊은 지 얼마나 되는 지를 확인했다. 끊은 기간이 오래 될수록 성공률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도소에서 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으로 복귀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장시간의 인터뷰를 거쳐 뽑힌 사람들은 먼저 2주 동안 일상생활 기술 코스를 거친다. 건강, 위생, 조리, 아파트 구하기, 자동차 관리, 컴퓨터 기술 등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나면 용접, 페인트 등 기술을 배우는 6개월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들어간다. 훈련기간 중 참가자들은 시간당 10달러를 받는다.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정규직원이 되면서 봉급은 시간당 12달러로 뛰어 오른다. 3개월 후면 봉급 인상도 가능하다.(테네시의 최저임금은 연방 최저임금과 같이 시간당 7달러25센트이다.)

지난 2017년 9월 시작된 이후 23명이 재활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이들 중 10명은 수료를 하고 3명은 출근할 준비를 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첫 취업자들 중 한사람인 제이슨 칵스는 밴덜리즘으로 형을 살고 벌금을 내지 않아 추가 복역 후 출소했다. 

“출소한 후 한 달 반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일자리를 찾았지만 수도 없이 ‘노우’ 였습니다. 그때 지인에게서 이 프로그램에 대해 듣고 지원했지요.”

그는 선적 부서에 배치가 되었는데 몇 달 후 부서 담당자가 이직을 하면서 승진이 되었다. 

한편 약물중독 전력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경로로 이 프로그램에 들어온다. 회복 법정이다. 중독자들에게 직업훈련을 시키고 일자리를 갖게 함으로써 재활을 돕는다는 취지로 11년 전 만들어진 법정이다. 하지만 약물 중독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 취직자리를 찾기는 어려웠다. 심슨의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이들에게 취업의 길이 열렸다.

심슨은 ‘뉴 비기닝’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느라 50만달러의 사비를 투자했다. 현재의 프로그램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앞으로는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다. 아팔라치아 지역 전통 재봉기술을 가진 여성들을 채용해 훈련시킨 후 섬유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것이다..

출소자나 중독에서 벗어난 사람‘새 출발’ 돕는다
출소자나 중독에서 벗어난 사람‘새 출발’ 돕는다

테네시, 캠블 카운티 주민들이 마약중독자들 돕기 페스티벌에 함께 모였다. 페스티벌은 지역경제 개선과 오피오이드 위기 대처를 위한 풀뿌리 운동의 일환으로 개최되었다.              <William DeShazer - 뉴욕타임스>

출소자나 중독에서 벗어난 사람‘새 출발’ 돕는다
출소자나 중독에서 벗어난 사람‘새 출발’ 돕는다

캠블 카운티 최대 도시인 라포예트의 상업지역. 캠블 카운티는 오피오이드 과다복용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William DeShazer - 뉴욕타임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정부, 11월 대선 앞두고 '멘톨 담배' 금지 결정 연기
정부, 11월 대선 앞두고 '멘톨 담배' 금지 결정 연기

보건당국 "시민단체 의견 수렴 등 더 많은 시간 필요"멘톨 담배[샌프란시스코 로이터=연합뉴스]  연방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멘톨(menthol) 담배 금지 결정을

'연준 선호'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 전년대비 2.8%↑

전월 대비 상승률 0.3%…'깜짝 반등' 대비했던 금융시장은 안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3월 들어서도 둔화세를 멈추고 정체된 모습을

테슬라 오토파일럿 리콜 후에도 충돌사고 20건…당국 조사

203만대 대상으로 작년 SW 업데이트 적절성 검토…"위험 여전"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지난해 말 대규모 리콜을 통해 주행 보조 기능 오토파일럿을 업데이트한 뒤에도 관련 충돌

에모리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경찰과 충돌
에모리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경찰과 충돌

25일 최소 23명 교수, 학생 체포경찰 동원 해산 시도 총장에 비난 미국 전역의 대학 캠퍼스에서 반이스라엘 시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조지아주 에모리대학에서 팔레스타인

한인회 코리안페스티벌은 10월 12일 개최
한인회 코리안페스티벌은 10월 12일 개최

36대 이사진 21명 구성, 이사장 이경성기자 퇴장시키고 비밀 회의, 출입금지도 애틀랜타한인회(회장 이홍기)는 25일 오후 한인회관 소강당에서 2024년 1분기 정기이사회를 개최하

29일부터 예비선거 조기투표 시작
29일부터 예비선거 조기투표 시작

29일부터 5월17일 조기투표 기간투표용지 공화당·민주당 선택해야 월요일인 29일부터 5월 21일 조지아 프라이머리, 지방선거를 위한 조기투표(early voting)가 조지아 전

고부 사이 된 김희선·이혜영…MBC '우리, 집' 내달 24일 첫선
고부 사이 된 김희선·이혜영…MBC '우리, 집' 내달 24일 첫선

MBC 새 드라마 '우리, 집'/MBC 제공배우 김희선과 이혜영이 주연하는 MBC 새 금토 드라마가 내달 중 시청자들을 만난다.MBC는 새 드라마 '우리, 집'을 내달 24일 오후

"부동산 평가 이의제기 도와드려요"
"부동산 평가 이의제기 도와드려요"

윤광호 부동산 공인 감정사부동산 연간 평가 항소 대행 귀넷카운티 부동산 평가위원회는 4월 5일 금요일을 기준으로 해당 카운티의 모든 주거 및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에게 부동산 연간

모기지 금리 다시 7%대로 반등… 주택거래 ‘냉각’
모기지 금리 다시 7%대로 반등… 주택거래 ‘냉각’

매물 공급 늘었는데도3월 판매 전월비 4.3%↓연준 고금리 기조 유지추가 상승세 지속 전망 연준의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모기지 금리가 다시 7%대를 돌파하면서 주택시장 회복세에

“DACA 신분자동 연장하라”
“DACA 신분자동 연장하라”

민권센터·NAKASEC온라인 서명운동 등미 전국 단위 캠페인 시작 민권센터와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 협의회(NAKASEC) 등이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DACA) 수혜자들의 신분 자 동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