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부담 못이겨 갈라서”
5만달러 이상 학비 채무자
10년전 비해 3배로 늘어
평균 융자액도 62% 증가
교정치과 전문의 마이크 메루(37)는 7년간 USC 치과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받은 학자금 융자금을 상환하느라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그의 학자금 대출 부채 총액은 106만945달러에 달한다. 그는 매달 1,587달러를 상환하고 있지만 원금 상환이 쉽지 않다. 이대로라면 부채가 더 늘어나 20년 후 메루의 부채 총액은 200만달러까지 불어나게 된다. 메루의 아내는 “매일 빚 부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학자금 융자빚 때문에 ‘백년해로’를 해야 할 부부들이 갈라서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USA 투데이는 대인관계의 갈등 원인이 학자금 부채를 포함한 각종 대출금 상환에 따른 부담감에서 기인하며, 특히 학자금 융자상환 부담이 부부들의 이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지난 5월 월스트릿 저널(WSJ)이 보도한 메루의 사례는 극단적인 면이 있지만 “빚 앞에 장사없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학자금 융자 조사업체 ‘스튜던트 론 히어로’(Student Loan Hero)가 학자금 빚 등 각종 채무를 보유한 미국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3%가 학자금을 포함한 각종 빚으로 인해 배우자와 이혼했다고 대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13%는 ‘학자금 융자빚’을 갚아야하는 부담감을 못이겨 배우자와 갈라선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부부의 연을 끊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학자금 대출 규모는 얼마나 될까.
최근 공개된 연방교육부(DOE)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체 학자금 대출 규모는 1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사상 최대규모이다.
100만달러가 넘는 학자금 융자빚을 안고 있는 미국인은 최소 101명. 5년 전의 14명보다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10만달러 이상 학자금 융자빚이 있는 미국인도 250만명이나 된다. 또한 5만달러 이상 학자금 빚을 안고 있는 채무자 수는 10년 전과 비교해 3배나 늘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평균 학자금 융자규모 역시 10년 전에 비해 62%나 증가해 일인당 3만4,14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학자금 빚더미 속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학자금 융자빚을 안고 시작하는 결혼 생활은 대출금 상환이라는 현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융자빚은 첫 주택 구입과 출산을 미루는 것은 기본이고, 부부관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부부라는 이유로 대출금을 떠 안고 함께 갚아나가는 것도 한계에 부딪치게 마련이다. 불합리하고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부부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결국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이 학자금 융자빚 상환의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되고 있는 셈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