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도대체 왜 이래요?”점심시간,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고함과 함께 접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강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강 할머니가 먹다 남긴 반찬을 옆 사람 그릇에 인심 쓰듯 옮겨 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양로원에서 어르신들과 지내다 보면 베풂이라는 선행 뒤에 숨겨진 모순을 자주 목격한다. 평생 ‘보여주기식’ 삶에 길들여진 강 할머니에게 나눔은 그저 선함의 제스처다. 상대방에게 그것이 필요한지, 혹은 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