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비 오는 날의 수채화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내다 본 창밖, 사방은 온통 무채색이다, 소나기 퍼붓는 뒷마당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장대비가 좍좍 쏟아지는 이런 날이 나는 좋다. 내가 십 년만 젊었더라면 당장 달려 나가 자동차 지붕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하이웨이를 달렸을 텐데. 문득 깨닫는다. 이게 늙는 거구나. 비 한번 맞아볼까. 우산을 챙겨들고 마당으로 나섰다. 채 몇 걸음 내딛기도 전에 슬리퍼 바닥이 축축해졌다. 소나무 둥치를 돌아 텃밭을 우려낸 황톳물은 갓길을 따라 흐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