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남대문에서 남대문을 읽다
박인애(시인·수필가)내가 묵고있는 호텔방에서 커튼을 열면 왼쪽으로 우뚝 솟은 남산타워가 보인다. 15층이어서 시야를 방해하는 건물이 적으니 뭣보다도 하늘이 시원하게 열려 보기 좋다. 남산 아래론 남대문시장이 펼쳐져 있다. 숭례문과 가까운 골목 쪽이 잘 보이는데, 빼곡히 들어선 가게들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정면으로 시선을 돌리면 손이 닿을 듯한 곳에 숭례문이 있고 쭉 뻗은 대로 끝에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변모한 서울역 고가도로가 있다. 그리고 그 너머로 서울역의 옥색 지붕이 마치 목을 빼고 나를 반기는 듯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