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8가구 피해
애나하임힐스도
1만여명 대피중

북가주 와인 생산지인 나파 카운티를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대란이 계속되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10일까지 약 12만에이커를 집어삼킨 이번 산불로 모두 15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200여 명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돼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총 2,000여 채의 주택이 전소되면서 한인 소유 주택들도 소실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큰 피해 지역 중 하나인 소노마 카운티의 중심 도시 샌타로사는 마치 대형 폭격을 맞은 듯 초토화됐고, 이 지역에 거주하는 장용희씨와 김만재씨 등 한인들 주택 8채도 전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관계자는 “인구 17만여 명이 거주하는 소노마 카운티 지역의 중심도시 샌타로사 시내가 산불에 휩싸이면서 한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인명피해 여부는 계속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산불은 거의 유례가 없는 속도로 모든 것을 불태워버렸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지난 8일 밤 나파밸리 칼리스토가 계곡에서 시작된 작은 산불은 최대 시속 80마일의 강풍을 타고 불씨가 삽시간에 퍼지면서 9일 새벽 1시께부터 불과 수시간 만에 불길이 12곳으로 확산됐고, 최고 높이가 무려 30미터에 달한 불길은 건조한 숲을 지나 와이너리와 시골 마을, 도로를 뛰어넘어 도심 한복판까지 닥치는 대로 집어삼켰다.
나파밸리에서 약 18마일 떨어진 샌타로사의 집이 전소된 한인 장용희씨는 “강풍으로 자정께 정전이 됐다”며 “곧이어 새벽 2시께 애완견 짖는 소리에 잠이 깨 밖에 나가보니 메케한 냄새와 함께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씨는 “입고 있던 채로 허겁지겁 차에 올라 도망쳤는데 불과 몇십 분 후에 화마가 덮쳐 모든 것을 태워버렸다는 말을 경찰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CNN은 10일 “나파와 소노마 카운티의 화재로 지금까지 타버린 면적은 11만9,000에이커가 넘는다. 이는 워싱턴 DC 면적의 3배가 넘는 규모”라며 “이번 화재가 3초에 축구장 하나 이상을 집어삼키는 속도로 진행됐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한편 오렌지카운티 애나하임힐스에서 발생한 캐년 산불 2호는 총 7,500에이커를 태운 가운데 주택 14채가 전소되고 22채가 소실 피해를 입는 등 36채의 주택을 집어삼킨 가운데 10일 오후 현재 25%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애나하임힐스에서 오렌지와 터스틴까지 5,000가구, 1만여 명이 대피한 가운데 소방당국은 소방관 1,000여 명과 소방 헬기·항공기 수십 대를 동원해 이틀째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밤새 바람이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매우 건조한 상태인 데다 언제 돌풍이 다시 불지 몰라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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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최악의 산불로 초토화된 북가주 나파 카운티의 샌타로사 지역 주택가의 항공촬영 모습. 마을 전체 주택들이 융단폭격을 맞은 것처럼 폐허로 변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