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심(落心)'은 인간본연의 자세에서 마음의 중심을 잃어버린 상태를 두고 말합니다. Webster는 낙심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A deep chronic sense or state of insecurity and dissatisfaction arising from unresolved problems or unfulfilled needs." 즉, 해결되지 않은 문제 또는 충족되지 않은 요구로 인해 심각한 만성적인 감각 또는 불안정과 불만의 상태라는 견해를 피력합니다. 이 낙심의 사람은 흔히 '불면증(Insomnia)'에 시달리는 것이 특징 중 하나입니다. 'Insomnia'의 어원을 살펴보면 In(less) + somnus(sleep), 즉 잠이 오지 않음을 말합니다. 그 결과, 낙심은 의욕이 없어져서 급기야 자신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막연해 집니다. 신실한 기독 신앙인의 경우는 자신의 기도를 '하나님이 듣고 계시는가?'라고 의심하는 하나님의 부재의식으로 몰락함으로써 '영적 우울함(Spiritual Depssion)'에 교착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열왕기상 17장, 18장, 19장은 구약의 선지자를 대표하는 엘리야에 관한 말씀이 집중적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경 66권 중에 한 공간에서 동시에 구약과 신약의 대표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말씀을 들라면 그것은 마태복음 17장입니다. 저 유명한 예수님의 변화산(The Mountain of Transfiguration)의 기록입니다. 예수님이 극진히 총애하시는 세 제자인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데리시고 이 변화산으로 올라가셨을 때 베드로는 영적 충격을 받게 됩니다. 평소의 예수님이 아닌 천국에 가서야 뵐 수 있는 예수님을 목격했습니다. 바로 그 변모된 예수님과 더불어 구약의 두 위대한 인물, 모세와 엘리야가 그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율법의 대표인 모세와 선지자의 대표인 엘리야와 신구약 성경 전체를 대표하시는 예수님을 현장에서 보게 된 것입니다. 성경 전체에서 예수님이 구약의 인물들과 한 자리에서 성경의 3인방으로 만나는 것을 기록한 말씀은 '공관복음서(마17장, 막9장, 눅9장)'입니다. 공관복음서의 저자들인 마태와 마가와 누가가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할 정도로 변화산 혹은 변모산의 예수 그리스도가 대하시는 엘리야는 이토록 그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 위대한 하나님의 선지자 엘리야가 17장의 전성기와 18장의 성전기(Holy War)와 19장의 침체기를 통하여 낙심한 엘리야, 의욕을 상실한 엘리야로 전락한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왕상 19:4에서 엘리야의 낙심은 극도에 달합니다.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이런 낙심의 영적 침체에 빠진 엘리야를 향하여 하나님은 눈에 보이는 시각현상으로 다가가십니다. 제일 먼저 '바람'으로 다가가십니다. 그리고, '지진'의 모습으로 다가가십니다. 그 다음으로 '불'의 모습으로 다가가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임재는 바람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고, 지진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고, 불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불 후에 세미한 음성(A gentle whisper)" 가운데 계셨습니다. 이것은 갈릴리 바다 가운데 거센 돌풍을 잔잔하게 하신 메가 파워의 예수 그리스도의 그 전능하심과 동일한 하나님의 전능하심의 임재입니다.
세미한 음성의 뜻은 '잔잔한 작은 음성'입니다. 이것은 '잔잔한 침묵의 소리'를 뜻합니다. 하나님은 폭풍도 잠재우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거센 바람처럼 무시무시한 분이 아니십니다. 폭파시키고 흔적조차 사라지게 만드는 지진처럼 잔인한 분이 아니십니다. 한 줌의 재로 남게 만드는 불처럼 아연실색하게 만드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능력의 종으로 하나님의 권능을 나타냈으나 그로 인하여 죽음의 위기에 몰린 엘리야는 가장 하나님을 가까이 해야 할 하나님의 사자인 아합 왕으로부터 받은 배신감과 만백성의 어머니로 존경받아야 할 이세벨 왕비로부터 받은 마음을 갈기갈기 찢는듯한 험구로 인한 마음의 상처, 이 모든 것이 엘리야에게는 낙심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이런 낙심의 사람 엘리야를 바람도 아니요, 지진도 아니요, 불도 아니요, 온유하고 부드러운 주님의 음성으로 그의 아픈 상처를 싸매어 주시고 어루만져 주신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제든지 어디서나 낙심하기 쉬운 연약한 존재입니다. 낙심한 사람에게 필요한 가장 최고의 치유는 '사랑으로 다가가는 부드러운 음성'입니다. '사랑의 치유자, 하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