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서부 지역에서 주말 새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건의 산불이 발생하며 주민들이 대피했다.
CNN 방송은 주말 사이 캘리포니아주와 애리조나주에서 여러 건의 산불이 발생해 2.3평방마일이 넘는 면적을 태우고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14일 보도했다.
이들 지역은 이미 기록적인 가뭄이 이어지면서 저수지나 호수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고 초목은 바짝 마른 가운데 혹서를 유발하는 열파가 닥치면서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여건이 마련된 상황이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북쪽으로 약 100마일 떨어진 콘빌에서 13일 시작한 산불은 곧 1.5평방마일의 면적을 태웠고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발령됐다. 콘빌 화재로 건물 한 채가 전소됐고 다른 건물 10여 채도 위협하고 있다.
야바파이카운티 보안관실은 밍거스 파노라마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대피령의 영향권에 든 주민이나 가옥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애리조나주 삼림·화재관리국은 주말을 앞두고 고온에 마른 뇌우가 예보되면서 화재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경보를 내기도 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이미 2건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여전히 진행 중이다. 텔레그래프 화재로 약 140평방마일이 소실됐고, 머스캘 화재로 약 110평방마일의 면적이 불에 탔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지난 13일 3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에서는 플래츠 화재가 시작해 몇 시간 만에 크게 확산돼 이 불길에 주택 2채가 전소되고 다른 주택 3채와 건물 3동도 일부 파괴됐다. 또 소방관 부상자가 1명 나오고 피닌 크레스트에는 의무 대피령이 발령됐다. 이 산불은 현재까지 10% 진화됐으며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또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의 동쪽에 있는 아마도어 카운티에서 발생한 구스 화재로 일대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가 해제됐다. 구스 화재가 발생한 지점에서 북서쪽으로 약 85마일 떨어진 유바 시티에서는 인탕코 화재가 시작돼 0.6㎢를 태우고 20% 진화됐다.
이런 가운데 미 서부에는 앞으로 며칠간 열파 현상이 심해져 기록적 더위가 닥칠 것으로 예보되면서 4,800만 명에게 폭염 경보·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2만6,800여 건의 산불이 발생해 약 1,300평방마일이 넘는 면적이 불탔다. 이는 서울 면적의 다섯 배가 넘는 규모다. 이는 또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00여 건의 산불이 나 1,020평방마일이 불탄 것보다도 피해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