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1명“증오범죄 피해 경험”
9.7% 본인·가족이 코로나 감염…82.6% 백신접종 마쳐
한국대선 후보선호도 이재명>윤석열>이낙연 순
미주 한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직 등 경제적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인 10명 중 1명이 증오범죄 피해를 당한 적이 있으며, 20%의 한인들은 보복의 두려움과 경찰 불신 등을 이유로 증오범죄 피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한인들은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한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뉴욕과 뉴저지, LA,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등 미 전국 한인 9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 여론조사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인들의 경제적 피해는 예상 보다 크고 광범위한 것으로 조사돼 많은 한인들이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39.8%가 팬데믹 기간 일자리를 잃거나 근무시간 축소 등으로 실업수당을 받아야했던 것으로 나타났고, 절반이 넘는 52.1%가 경제적 타격이나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인들의 코로나 감염 피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한인들은 9.7%가 본인 또는 가족 구성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다고 답해 타 소수계에 비교적 낮은 감염률을 나타냈으나, 10% 정도인 미 전국 코로나19 감염률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조사대상 한인들의 82.6%가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나 타 커뮤니티나 미 전국 평균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접종률을 보여줬다. 하지만, 상당수의 한인들은 백신에 대한 불신이나 부작용 두려움 등으로 접종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들에 대한 증오범죄 실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도 이번 여론조사 결과 드러났다.
지난 3월 애틀랜타에서 한인 여성 4명이 숨진 참사를 계기로 증오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지만 한인들은 한인 10명 중 1명꼴로 증오범죄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한인들이 보복 우려나 경찰 불신 등을 이유로 피해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한인 11.4%가 물리적 공격 또는 언어폭력 등의 증오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해 증오범죄로 인한 한인들의 피해가 예상 보다 광범위한 범위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에 응한 한인들의 58.5%가 증오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 일상에서 느끼는 증오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증오범죄에 대한 커뮤니티 차원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대응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한국 대통령 선거와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한인들의 의식 조사도 병행했다.
이 결과 투표권을 가진 한인들의 64%가 내년 대통령 선거에 투표하겠다고 답해 한국 정치에 대해 한인들이 비교적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들은 내년 3월 한국 대선에서 여권의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청장이 맞붙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잠재 후보군 중에서는 이재명>윤석열>이낙연>정세균 전 총리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는 한인 37.5%가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조사돼 한국에서 실시한 국정지지도 조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