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말부터 미국의 불법 로보콜(자동녹음전화) 규제에 협력하지 않는 외국 통신사를 통해서는 미국으로 전화를 걸 수 없게 될 전망이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9월28일부터 외국 통신사들에 불법 로보콜 단속 강화를 요구하는 규칙을 시행한다.
이러한 단속에 동참하지 않는 외국 통신사들은 미국으로의 통화 연결이 차단된다는 것이 새 FCC 규칙의 핵심이다. 불법 로보콜 대응에 골치를 앓고 있는 FCC는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으로 전화 통화를 연결하고 싶어하는 모든 통신사로 하여금 FCC에 우선 등록한 뒤 불법 전화를 줄이기 위해 “구체적이고 적정한 조치”를 취했음을 입증하도록 의무화한다.
FCC에 등록한 외국 통신사들의 명단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며, 미국의 통신사들은 이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외국 통신사로부터 걸려오는 통화만 연결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한 외국 통신사가 불법 로보콜을 미국으로 연결해준 사실이 적발되면 FCC가 이 회사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하고, 이후 미국 통신사들이 이 회사의 통화 연결을 차단하게 된다.
FCC의 새 규칙은 ‘불법 전화와의 전쟁’이 미 국경을 넘어 세계로 확대된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그동안 FCC는 미국 내에서 불법 로보콜 차단을 위해 발신자 신원 확인을 의무화하고 불법 통화를 실행시켜준 통신사들의 영업정지를 경고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외국 통신사까지 규제하겠다는 FCC의 방침에 미국의 3대 통신사인 AT&T, 버라이즌, T모바일은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