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가 ‘끝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는 9월11일까지 주둔 미군을 철수하기로 했다.

 

9월11일은 미국의 최장기 전쟁인 아프간 전쟁을 촉발한 9·11 테러가 발생한 지 20년 되는 날로, 이 계획이 실행되면 20년 만에 아프간 전쟁이 종식되는 셈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시한을 포함한 아프간 미군 철수 계획을 바이든 대통령이 14일 직접 발표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 대한 군사적 해결방안이 없고, 우리가 거기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견해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이 아프간 내 상황에 따른 잠정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절대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처럼 결정했다고 한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9월11일까지, 가능하면 그 전에 아프간 미군을 제로화하겠다고 약속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조건부 철군’은 아프간에서 영원히 주둔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철군은 5월1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9월11일을 시한으로 정한 것은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미국을 공격하는 데 활용될 거점을 다시는 마련하지 못하게 하려고 아프간 전쟁에 뛰어든 이유를 강조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아프간 미군 철군은 특정 안보와 인권보장 상황에 기초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을 방문 중인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들에 이런 사실을 알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미국은 나토 동맹과 협의해 안전하고 질서 있게 아프간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력 철수 후 아프간에 남게 될 유일한 미군은 외교관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정도로, 그 숫자는 미정이라고 다른 당국자가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다음 달 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탈레반 반군과 합의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기존 철군 계획을 뒤집는 것은 아니지만 시기를 4개월여 늦춘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첫 기자회견에서 5월1일로 돼 있는 아프간 미군 철군 시한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해 시한 연장을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트럼프 전 정부가 5월1일까지 철군 시한을 정하긴 했지만, 아프간 현지의 철군 준비 부족 상황을 감안하면 시한을 지킬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지난달 성명을 통해 5월1일 시한을 지키지 않으면 아프간에서 외국 군대에 대한 적대행위를 재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물론 바이든 정부의 철군 시한 역시 머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이 철군 과정을 질질 끌 것이라는 탈레반의 우려를 불식할 가능성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미군 및 아프간군에 대한 탈레반의 보복 우려가 있으며, 정치적 분열을 재점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AP는 전망했다.

 

 지난 2019년 당시 케네스 매킨지 미 중부사령관이 아프간 주둔 미군 기지를 방문, 병사들과 만나고 있다. [로이터]
 지난 2019년 당시 케네스 매킨지 미 중부사령관이 아프간 주둔 미군 기지를 방문, 병사들과 만나고 있다.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