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50에서 카멀라 캐스팅 보트
60표 불요, 예산조정권 요건확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마련한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안 통과를 위한 핵심 단계인 예산결의안이 5일 새벽 연방상원을 통과해 법안 통과에 파란불이 켜졌다.
상원은 4일부터 15시간 이상의 토론과 수정안 제안과정인 ‘보트 어 라마’(vote a rama)를 거쳐 5일 새벽 5시30분경 표결에 부쳤으나 상원 의석 지형대로 50대50 동률이 나왔다. 이에 당연직 상원의장을 겸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51대 50으로 가결됐다.
예산결의안 통과는 예산조정권을 행사하기 위한 한 과정이다. 통상 예산 관련 법안은 상원에서 60표의 찬성을 얻어야 하지만 예산조정권이 발동되면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공화당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미 하원은 금주 초 예산결의안을 통과시켰으나 상원에서 수정된 내용을 이르면 5일 다시 처리할 예정이다. 예산조정권을 통한 법률 제정은 20시간의 토론과 상원의 투표 이전 또 한 번의 수정안 제안 과정인 ‘보트 어 라마’를 거치게 된다. ‘보트 어 라마’는 소수당이 쟁점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다수당을 압박하기 위한 상원의 전통 가운데 하나다.
이날 ‘보트 어 라마’ 과정에서 수 십건의 수정안이 제안돼 총41건의 투표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이 제안한 최저임금 15달러 인상안은 팬데믹 기간 동안은 올리지 못하도록 결의했다. 하지만 최종 문안 작성과정에서 민주당은 향후 5년간 이를 단계적으로 올리는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또 서류미비자들에 대한 경기부양 체크 지급을 금지하는 내용도 민주당 의원 8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액수는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았지만 ‘상위 소득자’에게 지원금을 금지하는 내용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어려움에 처한 식당업계를 살리지 위한 지원안도 압도적 다수로 통과됐다.
지난 2017년에 공화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조세개혁안 통과를 위해 예산조정권을 사용한 바 있으며, 민주당은 ‘보트 어 라마’ 과정을 이용하기도 했다.
바이든이 제안한 부양안은 연간소득이 7만5천달러, 부부 기준 15만 달러 이하인 국민에게 1인당 1400달러를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공화당과의 협상을 위해 소득기준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5만달러 내외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 실업자에게 실업급여 주당 400달러를 지급하고, 주 정부와 지방 정부에 총 3,500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도 있다.
예산조정권 사용으로 법안 통과가 거의 확실시 되지만 구체적인 법안작성 과정에, 그리고 여야 협상과정에 시간이 걸려 실제 법제화는 2월말 혹은 3월초가 돼야 최종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바이든 정부는 실업수당 추가 혜택이 끝나는 3월 중순 이전에 경기부양안 입법화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조셉 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