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협박 인종차별 딛고 베이브 루스 기록 깨

통산 755개 홈런 기록, 23년간 MLB 선수 활동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및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전설적인 홈런왕 ‘해머린’ 행크 애런이 22일 8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그의 딸이 밝혔다.

1934년 2월 5일 앨라배마 모빌에서 8남매 가운데 하나로 태어난 애런은 집이 너무 가난해 야구장비를 마련할 수 없어 막대기로 병뚜껑을 치는 방식으로 야구 기술을 연마했다.  

1949년 15세의 나이로 애런은 브루크린 다저스 트라이 아웃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문을 두드렸으나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애런은 1951년 17세의 나이에 흑인(니그로)리그 팀이던 인디애나폴리스 클로운 팀에 마이너리그 선수로 입단해 본격적인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7개월 뒤인 1952년 6월 뉴욕 자이언츠의 제의를 뿌리치고 그는 월봉을 50달러 더준 보스톤 브레이브스와 계약했고, 팀은 1953년 밀워키로 연고지를 옮겼고 그 다음해 빅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첫 시즌 5번 등번호를 달았던 애런은 다음해인 1955년 등번호를 44번으로 바꿨다. 1955년 21살의 나이로 총 21회 올스타 선정의 첫해를 기록했으며, 총 25회 올스타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애런은 1956년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차지한 후 다음해인 1957년에 타율 3할2푼2리를 기록하며 타격 세 부분을 휩쓸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그해 팀은 뉴욕양키스를 물리치고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1966년 시즌 브레이브스는 애틀랜타로 연고지를 옮겼고, 애런은 조지아주에서 선수생활의 큰 이정표를 남긴다. 아론은 80세 생일을 맞아 진행한 한 인터뷰에서 “마틴 루터 킹, 앤드류 영 등 민권운동 지도자들이 살고 있는 애틀랜타로 팀이 옮기는 것이 솔직히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그는 후에 내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고 흑인의 권리와 인권을 돕는 역할에 나서게 된다. 이후 애틀랜타 시장과 UN주재 미국대사를 역임한 앤드류 영과 평생 친구가 됐다.

37세의 나이에 애런은 커리어 하이인 47개의 한 시즌 홈런을 기록했고, 39세 시즌에 8번째의 40개 이상의 홈런 시즌 기록을 달성해 베이브 루스의 기록에 하나 남긴 통산 홈런 713개를 기록했다. 

그해 오프시즌 그는 수많은 살해위협과 인종차별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 “행크 애런, 은퇴하거나 죽어”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에는 브레이브스의 게임 일정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아론은 호텔 숙소 보다 경기장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해 종종 경기장에서 잠을 잤다.

1974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그는 무려 1백만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해 시즌 첫 경기는 애틀랜타풀턴 경기장에서 치르기로 예정됐지만 브레이브스는 일정을 조정해 첫 세 경기를 신시내티에서 치르는 것으로 결정했다.

신시내티와의 첫 경기 첫 스윙으로 애런의 홈런 기록은 714개로 베이브 루스의 것과 동률이 됐다. 이후 출전하지 않던 그는 1974년 4월8일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5만3,775명의 관중과 전국의 TV 시청자가 보는 가운데 715개의 홈런을 기록해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폭력의 위협으로 인해 그의 가족들은 경기장에 올 수 없었다. 

 

그해 733개의 홈런을 기록한 애런은 1975년 시즌 전 밀워키 브루어스에 트레이드 돼 루스의 타점(RBI) 기록을 깨버리고, 브루어스 선수로 22개의 홈런을 더해 755개를 기록했다. 그의 마지막 755호 홈런은 1976년 7월 20일 경기였다.

23년의 MLB 시즌을 마친 애런은 1976년 당시 통산 홈런왕, 통산 타점왕, 최다 장타 수, 최다 진루 수 등을 기록하며 은퇴했다. 애런은 또 통산 안타, 득점, 출전 경기 수 등에서도 탑5 안에 랭크됐다. 브루어스는 그의 등번호 44번을 1976년에, 브레이브스는 1977년에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애런은 1982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2002년 대통령 자유메달을 수상했다. 그의 동상은 터너필드, 트루이스트 파크, 밀워키 밀러필드 구장 밖에 세워졌다.

애런은 야구에서 이룬 자신의 모든 것 외에도 경기장 밖에서 이뤄져야 할 남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소망은 언젠가 사람들이 내 피부색이 아닌 내 인품(chararcter)으로 나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그날이 오면 나는 ‘할렐루야’라고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5일 애런은 모어하우스 의대에서 절친 앤드류 영 대사, 루이스 설리반 박사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았다. 그날 애런은 “기분이 좋다”며 “이번 접종은 당신 자신은 물론 지역사회를 돕는 일”이라고 말했다.

애런이 20년 이상 몸담았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22일 오전 "우리의 홈런왕 행크 아론이 86세를 일기로 평화롭게 영면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한다"며 추모 성명을 발표했다. 조셉 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