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에서 사용하는 개념 중에 교차 반응(Cross reaction)이 있습니다. 신체의 면역 체계가 어떤 물질 (예 : 꽃가루)의 단백질과 다른 물질 (예 : 과일 및 채소)의 단백질을 유사한 것으로 식별 할 때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사람이 실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단백질과 그와 구조적, 생물학적으로 비슷한 다른 단백질과 접촉하면 면역 체계가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여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반응 중에 하나로 교차면역(Cross immunity)도 포함됩니다. 즉 특정 면역세포가 특정 바이러스를 공격하면 그 바이러스와 비슷하지만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도 면역세포가 비슷하게 반응을 보여 공격하고 감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이번 코비드19뿐만 아니라 그 전에 유사한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에도 교차면역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의미있는 결과들을 발표해 왔습니다. 이런 교차면역을 보여주는 몇 가지 연구결과를 알아보겠습니다.
Cell 저널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지만 경미한 증상을 보인 사람들 중 70%와 감염이 되지 않았던 사람들의 40-60%는 T 면역세포가 형성되어 나중에 일반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실렸습니다. Natural Immunity저널에는 독일연구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 중 81%는 이미 면역력이 형성되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Lancet 저널에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중의 한 종류인 리노바이러스에 걸렸던 사람은 인터페론이 형성되어 독감을 예방하고 더 나아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습니다. 일반적으로 감기와 독감에 동시에 걸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Nature 저널에는 싱가포르연구자들이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중의 한 종류인 베타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렸던 사람들은 나중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 연구는 2003년에 사스를 일으켰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 1)에 감염되었던 사람이 17년이 지난 2020년에도 여전히 T 면역세포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Cell저널에는 스웨덴 연구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지만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T기억세포가 형성되어 장기적인 면역력을 가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인체의 면역시스템은 크게 3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외부균이 인체에 직접 접촉되는 피부, 구강이나 소화기관의 점막, 코나 기관지 점막에는 여러가지 물리적 차단 구조와 각종 항생물질, 효소 등이 풍부해서 물리적, 생리적으로 감염을 막는 기능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선천면역(Innate Immunity)으로 외부균의 종류에 상관없이 감염되었을 때 몇 시간내에 즉각 대응하는 기능으로 대식세포, 호중구, 호산구, 펩타이드, 내추럴 킬러 세포 등이 세포 안팎의 외부균을 물리칩니다. 세번째는 획득면역 또는 후천면역 (Acquired Immunity)으로 전에 감염된 적이 있는 외부균의 특징을 기억했다가 또 감염되거나 비슷한 종류가 침입했을 때 물리치는 기능으로 B세포, T세포, 항체 등이 있습니다. 오늘 주제인 교차면역이 이 부분에 해당합니다.
지난주에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개발한 백신 3상 임상실험 참가자 중에 28세된 건강한 브라질 남성이 안타깝게도 사망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 어쩔 수 없지만 과연 기저질환자와 노인층을 제외한 사람들에게는 독감보다 약한 질병에 대해 백신이 꼭 필요한지 의구심이 듭니다.
주류의학계에서는 백신 접종을 안 하면 마치 대다수가 면역력이 약해 감염되거나 사망한다고 주장하지만 인체의 면역기능은 교차면역을 포함해 대단히 복잡하면서 정교하고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면역기능의 전체를 고려하지 않고 백신만이 유일한 예방법이라는 주장은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