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대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천600개 대학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 결과 지난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6천명으로 누적 확진자가 8만8천명을 넘겼으며, 6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 8월 말 이후 6만1천명 이상의 확진자가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가을 학기가 시작하면서 수업이 재개되고 기숙사가 문을 열자 학교별로 수십명 수준이던 확진자가 수백명까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초기 정육 공장과 노인 요양원이던 바이러스 확산의 중심이 이제는 대학으로 옮겨갔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일부 학교들은 가을 학기에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모임 제한 등의 조치와 함께 대면 수업을 시작한 대학도 늘어났다.

윌리엄 해네지 하버드대 보건대학원(HSPH) 교수는 "지난 7월부터 교수들끼리 대학이 개강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의견을 교환했으며, 현 상황을 볼 때 충분히 예견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각 대학은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학생들이 등록을 꺼리면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대면 수업 진행을 약속하고, 독립 기숙사 제공을 비롯한 방역 대책을 제시하며 학교 정상화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예상 밖으로 높아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실제로 뉴욕주립대는 2주 만에 5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학생들에 귀가 조치를 내렸고, 노트르담대도 지난 8월 10일 1만2천명 학생에게 등교하도록 했으나 감염자가 급증하자 8일 만에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리노이대는 4만명의 학생을 상대로 2주에 한 번씩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으나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결국 지난주 봉쇄 조치를 시행했다.

또 네브래스카대학 링컨 캠퍼스에서는 대학 내 사적 모임을 금지했으나 감염자가 늘었으며, 캘리포니아주립대는 소수 학생만 등교하도록 허용했으나 확진자가 6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대학의 감염 확산이 지역 사회로도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학생 인구가 10% 이상을 차지하는 이른바 '대학 도시' 203곳을 NYT가 점검한 결과 학생들이 8월 돌아오기 시작하자 절반 이상의 도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한 상태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앨라배마대 터스컬루사 캠퍼스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했지만, 학생 전수 검사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공과대가 지난달 전국 500개 대학의 개강 계획을 조사한 결과 학생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겠다는 대학은 27%에 그쳤으며, 정기적으로 방역 조치를 하겠다는 대학도 20%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정부의 코로나19 추적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확진자 통계를 작성 중인 데다 NYT 조사에 응하지 않는 대학도 있어 이번 조사를 근거로 학교별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NYT는 설명했다.

<연합뉴스>

거리두기 수업하는 한 대학(자료사진)
거리두기 수업하는 한 대학(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