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급 학교마다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대면과 비대면 수업 형태로 선생님과 마주하게 되었다. 새 학기가 개학되기까지 선생님들의 준비 과정은 방역과 안전에 전심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가을 학기가 전면적인 대면수업 진행이 어려워지자 비대면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전 연수가 진행되고 가정에서의 매뉴얼과 동영상, 맞춤형 키트 제공, 장비 운용원리 이해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음을 알게 되었다. 가까이 지내고 있는 한인 선생님 한 분은 사무실에 컴퓨터 세대와 카메라 기능이 있는 기계 두대로 디지털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들이 프로젝트 보고를 하겠금 셋업을 하신 화상을 보게 되었다, 학생과 선생님이 만나는 플랫폼을 만든셈이다. 여태것 살아온 세상과 사뭇 다른 새로운 세상 전개에 적응하는 모습들이 존경스럽다. 온라인 수업을 위해 테크롤리지를 배우고 적응하느라 머리가 과부화 상태라 하셨다. 줌으로 잘 진행되고 있었던 미팅인데 접속불능으로 Cisco WebEx로 바꾸면서 다시 트레이닝을 받는 사례가 속출되기도 하면서 새 학기 수업 준비를 위한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학생들 또한 개학이 연기되고 생소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새학기에 적응하는 과정의 혼란이 얼마나 당혹스러울까 싶다. 스스로 설정한 방법으로 상황에 대처하기도 하고, 불편한 현안들을 부모님 관심으로 도움을 받기도 하는데 노트북 마련이 어려운 학생들이 있다는 마음 아픈 사연도 들리고 있다. 온라인으로 전환된 비대면 수업을 학생들에게만 맡겨 두어도 되는 것인가. 전념으로 매달릴 수도 없는 여건에 있는 부모님들은 혹여나 하는 부작용까지 염려하게 되는 어려움도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 정보소통 속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사회적 인프라를 발전시킨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디지털 전환시대의 역작용 또한 심각하게 고려되고 있기에 부모님들의 노심초사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실정이다. 비대면 수업 필수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줌이 지난 24일 사용자 폭증으로 서비스 접속 불능이란 불편함이 미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초, 중, 고등 대학에 이르기까지 대다수 학교들이 줌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서비스 먹통 문제로 발생한 피해도 간과할 수 없음은 물론이요 보안 결함 논란도 잠잠해지지 않은 채이다. 가뜩이나 불안한 우리네 아이들에게 더는 불안 요소들의 근접이 발생하지 않기를 마음을 다해 빌어본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고국도, 정객들끼리 서로를 손가락질 하기에 여념 없는 미국도. 언제 걷힐지 모르는 안개에 휩싸인 세상도, 어쩔 수 없이 팬데믹 탓만하고 있는 우매함을 우리는 지금 똑똑히 보고있다. 금세기의 팬데믹 사태는 기억하고 싶지 않는 부분일 수도 있겠으나 팬데믹 사태와 방역을 통한 아름다운 미담과 인류역사에 보존될 만한 과학적인 업적이 우리네 푸른 2세들의 걸출한 이름들로, 빼어난 인물로 얼마든지 기록될 수 있을 것이란 사실을 주시하며 기대해 봄직 하지 않을까. 민족의 지성과 감성, 잠재력까지, 재능과 능력이 다방면으로 발휘될 내일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 믿는다.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 또한 탁월한 민족이다. 주인이라 텃세하는 자들로부터의 서러움을 먹고 키워온 애국심이라서 함부로 누구도 넘보지 못할 겨레의 위력을 발휘해 보자는 것이다. 한민족 우수성을 발현해내는 기회로 붙잡자는 뜻이다.
부모님들의 성실과 노력 바탕위에 자녀들의 근면과 도전의 조화를 디딤돌로 쌓아온 것이라서 무너뜨릴 수 없는 코리안의 견고한 아성이다. 어느 민족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든든한 보루가 되어 대한의 은은한 향기를 짙고 끈끈하게 이어갈 징검다리 같은 세대들이다. 우리의 핏줄, 푸른 젊음들이 마음껏 뻗어갈 수 있는 건강한 이민사회의 기틀 마련이 급선무이다. 한국인의 다양한 손재주, 예능감, 인내와 끈기로움, 어느 나라도 흉내 낼 수 없는 정(情), 근면성과 성실함, 강한 자존심들을 바탕으로 독특하고 비범함이 뛰어난 겨레임을 만방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만들었으면 한다. 방역 시스템은 이미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았는가. 폐허와 굶주림 밖에 돌아볼 것이 없었던 고국이었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으로 만들어낸 저력과 뛰어남을 넘어 한민족의 우수성을 발현해내는 기회로 붙잡아야 할 것이다. 불안한 환경 탓만 하는 사람으로 남겨질 것인가 아니면 불편한 여건을 보기좋게 활용하며 주변을 나아가서 재외 한인들에게, 인류에게 아름다운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는 각자의 몫일 것이다. 삶을 조율해내는 인성 개발이 절실하기 그지없는 시점이다. 우리네 한인2세들에게 이 땅에서의 정체성을 심어주는 도모를 함께 일구어가기를 소망해본다. 새롭게 만나는 책상에서 새책과 마주한 학생들에게처럼 이민 1세대 모든 분들께 새학기 과제를 제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