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베테랑스 에듀
김형준 법무사팀
첫광고

노마스크로 클럽 불야성… 영‘자유의 날’, 재앙의 날로 기록되나

글로벌뉴스 | 사회 | 2021-07-21 10:10:18

영국,자유의날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5, 4, 3, 2, 1… 해방이다!”

 

영국 런던 시내 유명 라이브클럽 ‘피아노 웍스’를 가득 메운 젊은이들이 흥분한 목소리로 카운트다운을 외쳤다. 시곗바늘이 19일(현지시간) 0시를 가리키자 너나 할 것 없이 환호성과 함께 댄스플로어로 뛰어들었다. 색색이 꽃가루가 흩날렸고, 번쩍거리는 미러볼도 흥을 돋웠다. 맥주잔을 손에 든 클러버들은 밴드 음악에 맞춰 격렬하게 몸을 흔들어댔다. ‘해방구’가 따로 없었다.

 

클럽 운영자인 트리스탄 모펏은 “사람들이 억눌렸던 감정을 한꺼번에 터뜨렸다. 모두가 펄쩍펄쩍 뛰며 광분하고 있다. 21년간 사업을 했지만 처음 보는 모습”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이른바 ‘봉쇄 해제’를 접한 영국 사회 분위기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 준 공간이었던 셈이다.

 

런던의 다른 라이브클럽 ‘오벌 스페이스’가 마련한 행사명은 아예 0시 1분을 뜻하는 ’00:01’이었다. 이곳을 찾은 조지아 파이크는 “춤을 추고, 라이브 음악을 듣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환희에 취해 서로 껴안고 입을 맞추기도 했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전면 해제한 ‘자유의 날(Freedom Day)’ 풍경은 대체로 비슷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 만에 문을 연 클럽들은 자유에 굶주린 젊은이들로 불야성을 이뤘다. 클럽뿐 아니다. 공연장 수용 인원 제한도 폐지됐고, 재택근무 지침도 사라졌다. 지하철에선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만, 법적 의무는 아니다. 봉쇄 해제의 근거는 △성인 87.9%가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았고 △68.5%가 접종을 완료하면서 입원이나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확연히 줄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국민 목숨을 건 ‘도박’을 한다”는 반발이 거세다. 신규 감염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탓이다. 17일 5만4,600명까지 치솟은 신규 확진자가 18일(4만8,100명)과 19일(3만9,900명) 다소 줄긴 했지만, 바꿔 말하면 여전히 매일 4만~5만 명의 감염자가 쏟아진다는 얘기다. 정부과학자문단 소속 심리학자 로버트 웨스트 박사는 “위험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주지 않고 조심하라고 하는 건, 운전을 가르쳐 주지 않고 도로로 내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백신 접종률이 현저히 낮은 젊은 층에서 감염이 폭발할 거라는 우려가 크다. 레스터대 임상바이러스학자 줄리언 탕 교수는 “밀폐 공간인 클럽은 주요 고객인 18~25세 젊은이들 감염 확산의 고리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변이가 만들어지는 완벽한 ‘혼합’ 용기”라고 지적했다. 결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9월 말부터 클럽 방문 시 백신 접종 인증서를 내도록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더욱 큰 문제는 감염자 증가로 자가격리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경제가 마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일주일간 신규 격리자만 50만 명이다. 영국 슈퍼마켓 체인 ‘아이슬란드’는 “전체 직원 4%인 1,000명 이상이 격리돼 있어 일손 부족으로 문 닫는 매장이 속출한다”고 토로했다. 도로운송협회도 “화물운송 인력난으로 곧 공급망 마비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각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에 이어 접촉자인 존슨 총리와 리시 수낙 재무장관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내각 1, 2인자와 방역 총책임자가 동시에 자리를 비운 것이다. 국제사회엔 ‘영국 경계령’마저 발령됐다. 미국은 이날 영국에 대해 여행금지 경보를 내리고 국경을 닫았다. 로이터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세계 6개 대주(大洲) 중 처음으로 유럽에서 확진자가 5,000만 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훗날 ‘자유의 날’이 아닌 ‘재앙의 날’로 기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하루였다.

 

<김표향 기자>

 

노마스크로 클럽 불야성… 영‘자유의 날’, 재앙의 날로 기록되나
노마스크로 클럽 불야성… 영‘자유의 날’, 재앙의 날로 기록되나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영상] 도로위 맨손으로 제압한 상남자
[영상] 도로위 맨손으로 제압한 상남자

플로리다 잭슨빌서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한 남성이 2.5미터 길이 악어를 맨손으로 제압한 영상이 뒤늦게 화제다.남성이 도로 위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악어에 접근해 꼬리를 잡고 등

‘13월의 월급’… 환급금 받아 빚 갚는다
‘13월의 월급’… 환급금 받아 빚 갚는다

납세자 40%이상 부채 상환신용카드, 학자금 대출 등가계 부채 17조달러 달해환급금 3,011달러로 늘어 “올해 받은 세금 환급금은 모두 신용카드 빚 갚는 데 썼다”한인타운에 거주

선우은숙 측 "유영재, 사실혼 숨기고 결혼…혼인취소 소송"
선우은숙 측 "유영재, 사실혼 숨기고 결혼…혼인취소 소송"

선우은숙 언니는 성추행 혐의로 유영재 고소 배우 선우은숙(왼쪽)과 아나운서 유영재/연합배우 선우은숙(65)이 최근 이혼한 아나운서 유영재(61)가 사실혼 관계를 숨긴 채 자신과 결

"귀넷상의재단 통해 소수기업 인증 받으세요"
"귀넷상의재단 통해 소수기업 인증 받으세요"

5월 13일까지 1차 신청 받아선정되면 보조금 등 각종 혜택  귀넷 상공회의소 재단은 최근 두 가지 큰 발표를 했다.그 중 하나는 GwinnettChamberFoundation.o

둘루스 '비버 루인 웻랜드 파크' 착공
둘루스 '비버 루인 웻랜드 파크' 착공

파라곤 몰 뒷편 습지공원 착공6월 1단계, 내년 2단계 완공해 귀넷 카운티는 내년에 둘루스 파라곤몰 뒤편에 첫 번째 카운티 운영 습지 공원을 개장할 예정이다.카운티 공무원들은 22

〈한인타운 동정〉 '홍대포차 is Back'
〈한인타운 동정〉 '홍대포차 is Back'

홍대포차가 돌아왔다둘루스 윌스 헛 플러스에 홍대포차가 돌아왔다. 오픈 기념으로 안주 주문 시 테이블 당 안주 하나 공짜이다. 두부김치, 닭똥집, 골뱅이무침, 굴전, 오뎅탕 등 모든

켐프 주지사, 세입자 보호법안 서명
켐프 주지사, 세입자 보호법안 서명

최소 거주적합 표기퇴거 전 3일 유예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주지사는 22일 방치된 임대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몇 가지 기준을 제공하는 세입자 보호 법안에 서

동남부, 미주 장애인체전 참가 준비 착착
동남부, 미주 장애인체전 참가 준비 착착

매릴랜드 장애인체전 참가 후원회 열어동남부 장애인체육회 확대 이사회 개최 동남부 장애인체육회(회장 천경태, 이사장 김순영)는 지난 21일 카페로뎀에서 확대 이사회를 개최하고 6월

애틀랜타 공항, “공항 출입객 제한한다”
애틀랜타 공항, “공항 출입객 제한한다”

연중무휴 24시간 공항 접근 제한 시행공항 이용 대상, 접근 장소 제한경찰, 공항 이용 목적 조사할 수 있어 애틀랜타 공항이 4월 22일부터, 연중무휴 24시간 내내 공항 터미널

바이든, "조지아 모어하우스대 졸업식 참석 예정"
바이든, "조지아 모어하우스대 졸업식 참석 예정"

젊은 흑인 유권자 표심 겨냥오바마 이어 두 번째 방문 조 바이든 대통령이  5월 19일 열리는 조지아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식에서 축사 연설을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모어하우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